먼저, 난 호러물 중에서도 슬래셔물을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을 미리 밝히고.
13일의 금요일, 헬로윈 등의 레전드들은 물론이요, 별 시시껄렁한 시리즈물, 90년대 스크림으로 다시 부활했던 젊은 그네들의 틴에이져 슬래셔물까지.
젊고 그렇고 그런 애들(이지만 외모는 절대 그렇고 그렇지 않은 그런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여행을 떠나 외진 곳에서 몰살당하는 그 패턴이 호러라기 보단, 놀이기구를 탄 기분이랄까..따지고 보면 사실 이 장르의 본연의 목적이기도 하다. 이런 사이코 패스들이 있으니 캠핑 좋아하세요. 라고 심각하게 던지는 얘기가 아닌(하지만 '울프크릭'은 좀 그렇긴 했지;;),,,2시간 동안 보면서 즐기고 스트레스나 확 풀어버리세요..격한 살육씬이 나오면 환호와 함께 팝콘을 입에 던져주는 그게, 슬래셔물을 즐기는 자세.
이런 취향을 가진 이들에게 유쾌한 보답을 해주는 영화가 바로 Cabin in the Woods
현지에서는 어벤져스보다 먼저 개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봉은 어벤져스 프리미엄 중. 어벤져스의 감독 조스 웨던이 참여하고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까지 나오는 바람에;;;그렇긴 한데, 그래서 그랬는지 생각보다 많은 관객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어찌 되었든, 영화를 보고 나면 알게 되지만 이 영화도 어벤져스의 한 종류이긴 하다,,모이는 애들이 겁나 엄청나서 그렇지;;
슬래셔물을 보다 보면 생기는 궁금증들이 있기 마련
"왜 저렇게 멍청하게 굴까. 죽으러 가네 쟤는.."
뭐 이런. 나중에는 결국 그들의 행동패턴을 예측하게 된다. 1호는 저 녀석이군, 여기서 죽겠군..;;;
여기서 떠오르는. 이러한 패턴에 대한 명쾌한 비꼼을 보여줬던 영화가 바로 스크림이었다. 웨스 크레이븐&케빈 윌리엄슨 콤비는 뻔한 공식의 슬래셔물, '이렇게 하면 죽는다'를 보여주며, 어떻게 하면 안 죽는지에 대해 코믹하게 풀어냈고, 살아남을 수 있는 rule을 제시하며, 기막힌 반전영화를 만들어낸다. 지금 봐도 명불허전인 마스터피스(결국은 Rule이고 뭐고 다 죽지만;;-_-)
스크림이 "요래하면 안죽어"라는 방법론이라면 캐빈 인 더 우즈는 "그네들이 왜 그리 멍청헀는지 가르쳐주지"라는 논지.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나 같으면 안 저러겠어"...라는 생각이 드는 그 장면들에서 그 캐릭터들이 왜 그랬는지 깊게 파고 들어가는 건데 너무 들어가다보니,,,스케일이 한도 끝도 없이 커지기는 하지만,^
뻔하디 뻔한 행동들에 대한 질문.
왜! 여행을 떠나는 그룹은 문란해 보이는 여성과 약쟁이 바보와 스포츠맨형 리더가 꼭 있는지.
왜! 여행지 근처에는 수상한 할아버지가 사는지;;
왜! 문란해 보이는 여성은 여행가면 더 난리를 치는지(덤으로 금발이 왜 멍청한지)
왜! 똑똑해 보이던 리더는 위기상황에서 말도 안되는 결정을 내리는지(흩어지자;;라던가)
왜! 야외에서 갑자기 붕가붕가 분위기가 조성되는지.
왜! 왜! 왜!...거기서 그런 악령이 나오고 살인마가 나오고 좀비가 나오는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모두 들어있고.
결과적으로 보면 전 세계 모든 공포영화의 근원이 되는 이유까지 몽땅.
클래시컬한 오프닝, 전형적인 슬래셔물의 설정, 중간중간 이질감 드는 화이트 칼라 계열의 연구소 풍경.여행을 온 5명의 젊은이들, 이들을 지켜보는 의뭉스런 기관. 갑자기 나타나 좀비. 예상대로 죽고 있지만, 뭔가 이상한 전개. 도대체 애기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는 건가 싶다가. 그냥 끝간데 없이 막 나가는.
특히 마지막.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악령, 악마, 좀비들이 모두 나와 한 판 피잔치를 벌일 때는 이거야말로 레알 어벤져스구나. 생각도 들고.
물론, 재기발랄한 가운데서도 "쟤는 요기서 죽겠구나"라는게 너무 뻔히 보이긴 하는데(기존 슬래셔물과 다를 바 없이. 뭐, 그것조차 의도한 것으로 보여서 그 키치함이 좋고) 아쉬운 건 극장 자막이;;;;상황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대략 예상이 다 되는 게 문제...
'공포'영화를 좋아한다기 보단.,금발미인을 비롯한 청춘들이 호수에서 수영하고 별장에서 붕가하다 죽는 슬래셔물 좋아하시는 이들이라면특히 더 시종일관 유쾌하게,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런 영화.
여름. 한 판의 신명나는 소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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