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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The Amazing Spider-Man

laser RAY 2012. 7. 9. 11:44

 

리메이크 열풍에 이은 리부트. 리메이크를 하도 해놨더니 이제 더 이상 되살릴 것도 없어서. 되살린 거 다시 찍기. 3부작의 완결이 아직도 아른아른한데 벌써 나와버렸다. 스파이더맨 리부트.

'어메이징'이라고 굳이 붙여가며 나온 스파이더맨 시리즈 리부트 3부작의 1편.

기록적인 흥행잔치를 벌였던 이전 3부작에 대한 압박감이 가볍지 않았을 터, 게다가 헐리웃 장르 영화의 명장 샘레이미와 젊은 연기파 배우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에 스파이더맨이 건진 보물 제임스 프랑코까지. 넘어야할 벽이 산더미 같은. 그런 시도였을텐데.

일단 감독은 500일의 섬머로 많은 영화팬들 가슴을 후려치고, 건축학개론 이전 이미 X년의 원조를 만들어놨던 마크 웹. 소셜 네트워크와 몇 몇 영화들로 '신성'이 된 앤드류 가필드와 핫한 그녀 엠마스톤. 이 정도 라인업이면 샘레이미 3부작에 그닥 꿀릴 거 없는 듯? (1편의 고블린이 윌리엄 데포였다는 점에서 약간 비교가 되려나...)

사전정보는 이쯤에서 두고 3D로 Play.

먼저. 스파이더맨이 이렇게 근사한 히어로였나 싶을만큼 앤드류 가필드는 잘 빠졌다. 2:8가르마에 짤막한 신체구조(왠지 팔이 엄청 짧아보이는 듯한), 답답한 말투의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를 떠올리니 이럴 수 있나 싶을. 그래 저 몸엔 빨간 수트를 입혀도 폼나겠어. 라는 게 시작부터. 느껴진다. 그웬 스테이시는 또 어떻고. 왜 남자 둘이 그렇게 목매고 사랑했는지 모를 메리제인(커스틴 던스트)에 비하면 엠마스톤이 연기한 그웬은 실로 매력적인 여성. 몰입도가 팍팍.

스파이더맨의 탄생, 삼촌의 죽음, 이번에도 새로 생긴 능력만큼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고뇌하는 히어로(지만 그리 무겁지 않은 분위기 라는게 장점이라면 장점). 아버지의 죽음과 연루되어 있는 양심적인 악당 리쟈드맨, 스파이더맨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소인 뉴욕경찰(그웬의 아버지). 여러 가지 상황이 골고루 섞여 있는 가운데 피터 파커는 계란 한 판 심부름을 완수한다..(응?)..

충분히 어메이징했단 어메이징 1편. 거미줄 뿌려대며 활공하는 그 모습은 여전히 신명나고, 히어로서의 사명감, 동기부여 역시 확실히 보여줬다. 리쟈드맨은 너무 연약했으나, 고블린은 언제 강했던가, 이전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도 2편의 닥터 옥토퍼스가 제대로 멋있었으니, 리부트에서도 역시 2편을 기대하겠다(베놈과 샌드맨같은 실망스런 녀석들은 안보길 기도하면서)

피터파커를 히어로물의 주인공으로 제대로 다뤘다는 게 이전 3부작과 가장 크게 비교되는 점. 피터 파커라는 나약한 인간의 고뇌에 중점을 두면서 한 인간의 성장스토리로서 성격이 그득했던 3부작과 비교하면 오롯이 히어로 탄생 GoGo. 그 지점이 마음에 들었을 뿐만 아니라, 또 하나 굳이 비교하자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가 이전 팀 버튼의 판타지 고담시를 벗어난 리얼 갱스터가 되었듯이, 만화적인 상상력이 그득했던(특히 3편) 이전 3부작과 달리,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현재의 "뉴욕"에 충실하다. 현실 세계로 들어온 스파이더맨이라고 하면 되려나.

마지막으로. 굳이 3D로 볼 필요가 있숨니까. 라고 묻는다면. 그냥 지갑이 환영하는대로 보면 되겠다 싶다. 물론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마구 날아다니는 거미지만, 생각보다 덜 실감나고, 스파이더맨의 시점 샷도 찰나에 불과한 몇 번이기 때문에(예고편만 봤을 때는 롤러코스터 타듯이 엄청날 것 같았다...예전 타잔 애니메이션을 볼 때의 그런 걸 기대했...)..아이맥스로 보는 건 꽤나 근사할 것 같지만 굳이 3D로는;

기대 반 우려 반. 기반우반(-_-)이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기대했던 걸 거의 충족시켜주었고, 우려했던 걸 불식시켜주는 훌륭한 리부트였다.

# 앤드류 가필드의 미소는 근사하다.

# 역시나 마블답게, 마지막 엔딩은 기다려야한다. 별 건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