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리들리 스콧 옹께서 아무리 "이건 프리퀄이 아니야! 아니래도!"라고 하신다고 해도. 백날 우겨봐라. 그걸 믿겠나. 그럼 마지막 엔딩씬은 뭐였습니까!!!..명백하게 그 녀석은 그 녀석이잖아!..
에일리언 시리즈를 좋아한다. 물론 '재밌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지만 에일리언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각 작품마다 감독 특유의 향기가 짙게 배어 있는 게. 그게 너무 좋았어서.
1편은 리들리 스콧 특유의 무거운 묵시록이 주요테마였다면 2편은 세계 최고의 오락마스터 제임스 카메룬 작품 답게 신나는 액션 한 판. 3편은 데이빗 핀쳐만의 우울함과 스릴감이 사람 환장하게 만들었고(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는 3편). 억지스런 부활을 전제했음애도 불구하고 평단과 대중들의 호평을 동시에 휘어잡은 4편 역시 장 피에르 쥬네만의 영상미로 가득했던. 고급 코스도 이런 코스가 없다.
프로메테우스는 그러했던 시리즈의 창조주. '엔지니어' 리들리 스콧이 노구의 몸을 이끌고 만들어낸 "이건 프리퀄은 아니지만 쫌 관련은 있어"..정도의 영화.
별다른 화려한 CG없이도 자연, 우주, 광활한 배경이 화면과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내용과 전개조차 그 동안의 우주 괴생명체 이야기에서 다를 것 하나 없지만, 장인의 풍모가 물씬물씬. 마틴 스콜세지의 '휴고'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나는 감독이다'
에일리언4를 극장에서 본 것을 마지막으로(그게 벌써 1997년)...맡아본 적도 없는 우주 향기와 괴생명체의 비릿한 내음, 끈적끈적한 그것이 어딘가로 들어올 것 같은 그런 기분을 극장에서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떠올려보면 없었나보다. 프레데터랑 에일리언이 치고 박고 싸우는, 그런 건 내 방에서 팝콘 씹으며 본 기억이 나네. 묵직하게. 훅훅. 오는 그런 우주SF는 실로 오랜만이어서, 낯익고 낯설은 그 기분이 무척이나 반가웠는지. 어느샌가부터 신나 있었다. 그리고 끝나는 그 순간까지도.
내가 원하는 건 인류의 기원따위가 아니었나보오.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에 이어서 샤를리즈 테론을 또 만날 수 있었고(어딜 데려놔도..우월)
매그니토 마이클 패스밴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분장으로 나온 가이 피어스(영화가 끝난 후에야 알았..)
토르-고스트라이더2에 이어 또 한 번 만난 멋진 흑형 이드리스 엘바.
그리고 시고니 위버의 기질을 이어받은 주인공 역에는 밀레니엄 3부작+셜롬홈즈 2편의 누미 라파스.
누미 라파스와 마이클 패스밴더가 돋보이는 가운데, 나머지 배우들도 분전하는 형국. 하지만 영화 자체가 큰~줄기를 따라가는데 집중하다 보니 별 볼 일 없는 캐릭터들은 가차없이 OUT. 툭. 툭.
아쉬웠던 건 샤를리즈 테론이 맡았던 캐릭터 '비커스'..사건의 핵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방해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디 한 그룹에 걸쳐 있는 것도 아니고 방관자도 아니며. 뭔가 어설프게 존재하다가...너무 어설프게......그렇게. 스노우 화이트에서의 왕비 카리스마 반만 보여줬어도...
몇 개의 궁금한 지점이 있으나 그런 건 차차 올라오는 평들을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
무엇보다.
리들리 스콧의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의 프리퀄이고 뭐고 떠나서. 묵직한 한 방.
위대한 시리즈의 시작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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