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125

변호인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국내영화. 변호인. 궁금했던 건, 그리고 동시에 우려했던 건 그 분을 떠올리지 않아도 재밌는 영화일까, 그랬으면 좋겠다. 였는데, 그거 하난 120%쯤 성공이다. 이 영화, 어쨌든 그냥 법정영화로서 쿵짝이 참 잘 맞아 떨어지고 법정에서의 격정도 알찬 재미가 있는 그런 영화. 그래서 다행이었다. 그냥 영화적 재미 자체만으로도 이념과 사상의 희생양이 되진 않겠다 싶어서.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영화는 시작부터 '실화를 각색한 허구임'을 너무 티나게 분명히 밝히지만, 역사 속에는 부림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의 변호인 중심에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걸 어찌하겠나. 상고 출신의 부동산 등기, 세법 변호사가 어떤 계기로 인권 변호사가 되어, 부산 지역 수많은 법조인들을 등에 ..

movie/한 2013.12.27

더 테러 라이브 The Terror Live

더 테러 라이브. 슬리퍼히트라고 해야하나. 이 정도로 흥행될지는 감독도 예상 못했을 것 같은데. 오로지 하정우로 밀어붙여 결국 대단한 흥행을 일구어낸 히트작. 어째. 극장개봉시기는 또 놓쳐서 IPTV로. 폰부스가 생각난다는 평을 여기저기서 들은 터라, 콜린 파렐 매력 터지던 그 시절 되새김질하며 관람 시작. 역시. 오프닝부터 쪼기 시작하는게 꽤 좋았다. 지지부진할 거 없이 바로 사건 시작.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 쪼임을 잘 유지해주었으면 좋겠단 바램.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 않았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사건이 너무 커져서. 오히려 김샜달까. 대통령을 부르고, 경찰청장이 죽고, 건물이 무너지는 블럭버스터로 갔어야만 했나. 싶더라. 미약한 시작이 마음에 들었는데 그 끝이 너무 창대해서 부담되었고, 이런 영..

movie/한 2013.11.11

연애의 온도

극장 개봉 당시 꽤 화제가 되었고 평도 괜찮았던 영화였는데 이제사. 배우 이민기를 좋아하는 터라(김민희는...나온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봐야지 봐야지 하다 무료하던 차에 IPTV로 한 번. 한 번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커플에 대한 꽤나 현실적(이라고 하지만 다소 과장된)인 이야기. 포스터의 카피부터 "현실연애의 모든 것"이라고 되어 있는 거 보면 이게 진짜 리얼 연애라는 듯이 얘기하던데, 서로 쌍욕으로 싸우는 것과 술먹고 꼬장부리면 그게 현실이다. 라고 하는 것 같아 조금 불편.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불편했던 건. 연애고 뭐고, 주인공 남자 녀석은 분노 조절 장애 치료부터 받아야하는 건 아닌가 싶은. 도무지 정상적인 남자같지 않더라. 여기서부터 벌써 리얼하고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은데. 술먹고 개꼬..

movie/한 2013.11.11

몽타주

극장 개봉 당시부터 꽤 보고 싶었던 영화. 굳이. 이유를 대자면. 엄정화의 영화는 대부분 만족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원톱으로 전도연만큼이나 안정적인, 그리고 가수활동할 때의 음반 프로듀서를 택하는 안목만큼이나 영화를 택하는 안목도 뛰어나다.(실망스러웠던 작품이 없던 건 아니지만) 시작부터 공소시효에 대한 급박함은 '나는 살인범이다'를 떠올리게도 하고, 김상경의 형사 코스프레가 '살인의 추억'도 언뜻 생각나게 하고. 역시나 주제가 아동유괴인 바, '그놈목소리'도 떠오르고. 이런 저런 영화들이 생각나는 영화지만, 결국 이 영화는 시간의 배치를 이용해 관객들을 속인다는 점에서, 쏘우2가 떠올랐다^. 관객들로 하여금 지금 보고 있는 것이 '현재'라는 착각을 일으키고 그렇게 생긴 틈을 반전으로 써먹는 ..

movie/한 2013.07.24

감시자들

5년 전에 '천공의 눈'을 봤다. 그래서였는지 처음 감시자들 개봉소식을 들었을 때, 엇 비슷한 내용의 영화를 본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여차저차 그래서 이래저래 원작이 그러하였다. 라는 얘기는 나중에 들었고. 아무튼. 이제 기억에도 가물거리는 영화 '천공의 눈'은 임달화보단 양가휘가 인상적이었고, 스릴넘치던 영화의 중반부를 지나, 마지막 장면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기억에서 쉬이 지워지진 않는다.각설하고.설경구가 나온다니 믿고 가야지라는 마음. 배우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정우성. 생각해보니 정우성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건 1998년 태양은 없다 이후 처음이다. 15년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보는 정우성에 대한 기대도 살짝. 그리고 오직 그대만, 광해에 이어 3번째로 그녀의 영화를 찾아보게되는..

movie/한 2013.07.14

내가 살인범이다

팜플렛에 나온 내용 정도만 알고 봤더니, 기쁨이 두 배가 된 영화. 설마 반전영화일 줄이야.매끈하고 차갑게 생긴 얼굴이 살인범과 어울릴 것 같은 박시후와 딱 그냥 딱 봐도 열혈 더러운 형사일 것 같은 정재영의 앙상블이 재밌겠다 싶어서 봤는데. 반전영화일 줄이야.15년의 공소시효가 지난 후 자신의 살인 스토리를 책으로 써낸 연쇄살인범, 그리고 여자친구가 살인범에게 납치살해 당한 이후 평생을 이를 갈고 있는 형사. 또, 11명의 연쇄살인 속에 삶이 무너져갔던 유가족들. 이들의 처절한 싸움(?!)이 담긴 영화.결국 진범을 잡기 위한 시나리오가 드러나는 영화 마지막에. 오~!!! 하고 놀라긴 했지만, 뭔가 뒷통수를 확 후려치는 그런 맛은 아니고, 음..."오~~!!!"스릴러 영화. 라고 생각했는데 도입부부터의 ..

movie/한 2013.05.02

분노의 윤리학

영화평이라는 거에 크게 신경쓰진 않는데, 가끔은 주위 사람들이 "아 진짜 별로야 별로라니까" 이런 얘기를 반복해 들으면..꺼려지는 떄가 있긴 하다. 분노의 윤리학이 그랬던 영화.평보다는 흥행결과에 더 신경쓰는 편인데, 심지어 분노의 윤리학은 어찌 되었든 관객들의 외면까지 받은 영화. 주연배우들만 보면 아무렇게나 봐도 기본이상은 할 것 같았는데..라는 생각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결론부터. 기대 이상이었다. 기대를 안했기 때문에 이상이었는지 모르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다는 얘기. 조진웅의 연기가 영화 전체를 얘기하는 듯. 엄청시리 연기를 잘하긴 하지만 뭔가 영화 내내 과잉같단 느낌이 들게 하는 그의 연기가. 필요 이상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과잉'으로 자리잡은 영화와 비슷. 그래도 재밌었는데..

movie/한 2013.05.02

전설의 주먹

강우석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라 별 망설임 없이 찾아가서 본 영화.상투적이다 억지감동이다 매번 그저 그렇다 뭐 말들은 많지만, 어쨌든 나한테는 해당안되는 얘기.투박하지만 투박한 가운데 지루함이 없다는 장점 때문에 늘 만족했던 터라.황정민-유준상-윤제문-정웅인 이라는 배우들을 데리고, 명품 연기보다는 딱 강우석의 영화를 만든 걸 보면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이게 긍정적인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그들의 고등학생을 연기한 배우들 중 반가웠던 건 어린 임덕규(황정민)을 맡았던 박정민. 파수꾼에서 인상깊게 보았던 배우인데, 이제훈, 서준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그 동안의 활동이 미비한 듯 했는데 전설의 주먹에서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 반가움과 동시에 화이팅.그리고 눈에 띄었던 배우가 두 명..

movie/한 2013.04.26

런닝맨

먼저. 영화 시작부터 흥미로운 지점. 20세기 폭스에서 처음으로 제작지원한 한국영화. 이기 때문에 항상 헐리웃 영화 오프닝에서 보았던 20세기 포스 로고와 영상을 만난다. 일단 뭔가 양키스러운 시작이 되겠구나 싶은 그런 감정. 예고편에서 보여지듯 이 영화는 쉼없이 시종일관 쫓기고 뛰고 넘어지고 구르고 다시 뛰고 점프하고 자빠지고. 가 영화의 전부다. 주인공 신하균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탁월한 연기력보단느 성룡처럼 날아다닌다. 그게 결코 나쁘지 않은게, 어차피 코믹한 연기도 이미 정평이 나있는 배우라 어색함도 없고 의외로 처절하게 잘 뛰어다녀서 그건 그거대로 만족스럽다.영화도 시작부터 중반까지 적당한 개연성에 마구 도망다니다 적당히 꼬이는 그 관계가 괜찮은데. 계속 걸리적거리는 건 필요 이상으로 진지한..

movie/한 2013.04.14

타워 Tower

배우 설경구를 좋아하는 탓에 어지간하면 극장가서 찾아보는 편이다.설경구-김상경-손예진-안성기. 캐스팅만 보면 이건 당연히 극장가서 봤어야 했는데, 어쩌다 저쩌다 삶에 치이다 보니..라는 핑계로 개봉 당시에는 pass(12월~1월에 유독 극장을 찾지 못했다). 결국 네이버에서 다운로드.제목과 포스터. 그리고 메인 카피.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탓에 딱히 내용이 궁금하진 않았고, 한 가지 우려우려열매는 감독이 화려한 휴가-제7광구의 그 분이라는 점. 사람들이 강우석표 영화를 보고 억지감동이네 투박하네 말들 많이 하지만, 진정한 상투적인 영화는 바로 이 영화들이제. 강우석표 영화에선 '뻔한 억지'를 난 별로 느껴본 적이 없거든 암튼.그리하여 수백억 블럭버스터가 조그만 내 스맛폰에서 시작.휘리릭. 끝.재밌..

movie/한 2013.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