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성의없는 속편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배우 몇 명의 얼굴만 바꿔치기하고 소소한 설정까지 그대로 1편을 차용해버리는 뻔뻔함. 1편의 흥행요인이 사실 쉬쉬하는 얘기들을 뻔뻔하게 밀어붙인 기획의 승리라고 보긴 하지만, 그렇다고 2편에서 답습하라는 건 아니잖아.(차라리 이효리가 주연하고 속편으로 계획했었다는 -지금은 기획자체가 무산된건지- 공즉시색이 낫겠다 싶은게 그건 여자니까 최소한 다른 시점에서 다른 상황이 나왔을 거 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었던 건 유채영의 개인기가 극대화되었던 몇 몇 장면에서. 뭐, 그게 다 였던 듯. 캐릭터를 보면 착한 게 아니라 지능이 의심되는 은식(임창정)은 도저히 공감할 수 없다는 게 가장 슬프다. 물론 영화에 나온 캐릭터 모두가 공감0%인게 당연한 코미디 영화이지만, 마지막을 감동과 눈물로 장식하려면 최소한 주인공에게는 감정이입을 해야하는데, 이건 뭐 바보도 아니고.
1편보다 별로였던 건 새로 등장하는 조연진들. 전편의 성공을 봤을 때 조금 더 괜찮은 배우들로 꾸밀 수 있지 않았을까. 뭐. 이건 내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언론평을 보면, 낙태나 강간등의 민감한 소재를 감동의 양념으로 너무나 가볍게 우려먹는 영화라고 하던데, 브라운관에서도 온갖 자극적인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그 정도야 뭐. 문제는 납득을 못한다는 거지. 그냥 미친듯이 끝까지 Sex로 웃기는 3편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