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일

13인의 자객 13人の刺客

laser RAY 2011. 12. 20. 11:12


극장에서 내린 지 오래, 케이블에서도 심심치 않게 방영중인 13인의 자객을 굳이 블루레이로 산 까닭은.
미이케 다카시에 대한 믿음이 두번째요....
실상. 첫번째는. 이제는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크로우즈제로1편의 DVD를 끼워 준다고 해서다.ㅎ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극악스럽고 우적우적스러운 시절의 영화를 즐겨본 것은 아니었다..
그런 류..중에 본 건 비지터Q가 유일한데 도대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몰랐고
그냥..그러려니. 고어인가보다..하고 본 기억 뿐.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 건 몇 편 안되는데, 몇 편 안되는 그 영화들이 내 코드에 팍.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의 영향력이 컸다. 13인의 자객을 보다가 자꾸 눈에 밟히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게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 어쨌든. 그 이후 나의 바이블 크로우즈를 멋지게 각색하여 내놓은 크로우즈 제로 1, 2에 열광하면서. 무한 신뢰가 구축. 생각해보니 달랑 요게 다구나 비지터Q-장고-크로우즈제로들.
그 스타일이 어지간히 좋았는지 13인의 자객은 자꾸만 끌려서.

1963년 만들어졌었던 원작을 리메이크(물론 원작을 봤을 리 없고 볼 생각도 없다)한 작품.
막부시대. 쇼군의 동생이자 차기 재상이 될 나리츠구의 폭정 및 개지랄 때문에 나라꼴이 엄청나게 한심해지려는 찰나. 보다 참다 보다 참다 못참은 재상 도이는 시마다 신자에몬에게 나리츠구를 제거해달라는 의뢰를 한다. 물론 성공해도 이들은 어둠이고 실패하면 아무도 모르게 죽는 걸로 끝. 단지 자객질만 완수하면 되는 그런. 철저하게 사무라이 정신에 입각한 미션. 나라꼴은 물론이요 나리츠구에게 벌레처럼 취급당한 서민들을 보면서 분노에 치를 떤 신자에몬은 자신과 뜻을 함께할 자객 11명을 선별하여 12명의 자객 팀을 만든다. 보다보면 왜 13명인지 알게 될게다. 암튼.
그렇게 해서 나리츠구가 가는 길목 마을에 진을 친 12+1명의 자객들은 전투준비. 70명 예상했는데 200명오는 지랄맞은 상황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13명vs200명의 스파르타 같은 싸움을 시작한다. 보고나면 알겠지만 200명이기에 이 정도였지. 애초 예상대로 70명이었으면 별 힘도 안들이고 끝날 뻔 했다. 그만큼 무적의 13인. 마지막 전투에 할인된 시간만 넉넉잡아 40분. 미이케 다카시의 전매특허라고 해야하나. 집단 전투. 칼로 하건 주먹으로 하건.

영화의 주역들. 13인의 자객.

시마다 신자에몬. 13인의 자객의 리더. 와타나베 켄과 함께 일본의 국민배우인 야쿠쇼 코지.
이 아저씨 너무 진지하게 생기셔서;;이 영화에서도 역시 진지하다. 무적 카리스마보다는 철저한 계산끝에 작전을 수행하는 남자. 영화 속에서도, 이기지 않는 싸움은 하지 않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랬던 그가 유일하게 도박을 할 만큼 신념이 뚜렷한 남자이기도.

시마다 신자에몬의 사촌. 시마다 신로쿠로. 젊은 배우 중 착실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야마다 타카유키. 사무라이의 길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고, 스스로를 불타오르게 만드는 무엇인가를 찾고 싶어 전투에 참가하는 풍운아.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

12인의 자객이 길을 떠나던 중 만나는 산적. 이세야 유스케가 맡았다. 우울함+남자다움+똘끼를 모두 갖추고 있는 얼굴 탓에, 무겁기만한 이 영화에서도 유일한 돌아이. 게다가 사무라이도 아니면서 그냥 재미로 참전. 무적에 가까운 괴력을 가지고 있고. 엄청난 정력(?)가;;;

참모. 마츠카타 히로키...라는데 이 배우의 영화는 거의 본게 없구나. 영화에서는 야쿠쇼 코지를 도와 팀의 부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한다. 물론 검술도 뛰어나다.

시마다 신자에몬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한 시대 최고의 검객 平山九十郎.  이하라 츠요시
그냥 가만히 서있어도 최고의 검객같은 포스. 13인의 자객 중 가장 압도적인 실력을 지닌 무사.

13인 중 행정/관리(?)를 맡고 있는 인물. 사와무라 잇키가 열연. 기존의 가볍고 코믹한 이미지를 벗어나 진지하게(어쩔 수 없다. 이세야 유스케를 빼곤 이 영화에서 진지하지 않은 인물은 한 명도 없다). 팀의(13인을 팀으로 보면)재정 및 행정을 맡고 있는 인물로 검술 역시 상당한.

후루타 아라타. 이 아저씨만 보면 키사라즈만 생각나서;;-_- 창의 달인. 용병으로, 보수 200냥에 전쟁에 참여. 큰 뜻보다는 이 한 몸 바쳐 싸우겠다 정신. 창의 달인인 것 같으나 영화에서 특별한 활약은 없다.

좋아하는 배우. 타카오카 소스케. 소신발언으로 오히려 한국에선 '그럴 수도 있지'였는데 일본에서 까이는 바람에 배우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긴 했지만, 기존의 영화/드라마에서 늘 인상적인 캐릭터와 연기를 선보인. 딱히 강한 건 아니지만 싸우다 죽겠소. 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사무라이.

너무 많으니까 기타등등. 10번 12번 녀석들은 드라마/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그리고. 악의 화신 나리츠구.

smap의 고로 이나가키. 한 때는 김탁구의 인기를 위협하는 존재였는데 어느샌가 푸근한 아저씨가 되어버린. 6명 모두 엔터테이너로 배우로 좋은 연기를 선보이지만 특히 고로는 스펙트럼이 넓다. 13인의 자객에서는 세상만사 나른하지만 짜증나는 건 다 싫고, 똘끼 있어 보이지만 결국은 겁많은 중생일 뿐인 나리츠구를 얄밉게도 잘해냈다. 원래 저런가 싶을 정도;

칼부림과 비장미가 필요이상으로 넘치는 듯 하지만, 그게 또 사무라이 영화의 묘미 아닌가. 명분이야 어찌 되었든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래 모인 13명의 자객들은 하나둘씩 쓰러져 가지만 사무라이가 아니었던 이. 그리고 사무라이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이. 2명이 살아남으면서 영화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려는...건지는 모르겠고. 신명나게 한 판 거하게 싸우고 끝난다.

(아무리 봐도 이 포스터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