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냐 내가 생각하는 007은, 제임스 본드는 이렇지 않아!!!
라고 하기에도 이미 꽤 진행되어버렸다. 크레이그표 007은 벌써 세번쨰인걸.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매 편마다 개같이 고생하는 본드를 보고 있노라면, 금발의 짧은 반삭의 다니엘 크레이그를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예전 007에서 악역을 대표하던 소련 공산당 나부랭이는 아닐까 싶은 때가 문득 문득.
그렇지만 역시 수트빨이 캐멋지고, 가끔 본드같을 때(내가 알던) 풍기는 매력이 굉장한 사내임이 틀림없고, 또한 육탄전에 최적화된 등빨과 인상 때문인지, 생고생 다한다고 해도 역시 강한 제임스 본드!!!라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하는 거 보니 적응은 되는 것 같은데 다음 제임스 본드에서 이 캐릭터를 과연 유지할 지...그것도 궁금해지는군.
스카이폴은 찔끔 찔끔 본드 심기 건드리던 직장상사 M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덕분에. 이 영화의 본드걸은 M인 것이다....아주..감히 말하건대 본드걸을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악의 007시리즈인 건 맞다. 화끈한 여성 악당도, 은밀하게 도와주거나 이용당하는 여자 캐릭터도 없다. 현장 한 번 나와서 007 골로 보내고 사무직을 택하는 직장 동료 하나 있고..별 가치 없었던 여캐 하나. 그리고 M...이 빈자리를 누가 메꿔줄 것인가. 쥬디 덴치로는 택도 없고...섹시하긴 섹시한데 남자(-_-)인 하비에르 바르뎀이 나와주신다. 알고 보면 엄청 쪼잔한 것 같긴 한데 벌이는 범죄 스케일은 블럭버스터급인 그런 악당. 그리고 랄프 파인즈도 어느 정도 몫을 해내고 있고. 눈에 들어왔던 건 Q역할로 나온 영국배우 벤 위쇼. 어디서 봤지 싶었는데 '향수'에서의 그 남자였다..어쩐지 낯이 익더만.
배우는 이 정도로 하고 감독이. 익히 알려진 대로 샘 멘데스. 진지가 너무 돋아서 보던 나도 심각해져버리는 영화들만 만들어오시던 분이(물론 다 재밌긴 하다..)맡은 007은 어떠할까. 가 살짝 궁금하긴 했다.
오프닝은 압도적. 터키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눈을 뗄 수 없는 카체이싱에 기차액션, 급작스런 마무리에서 바로 이어지는 007 특유의 오프닝과 아델의 노래. 일단 오프닝에서 눈과 귀가 호강한다.
그리고는...악당 실바(바르뎀아저씨)의 악행이 막 펼쳐지기 전까지는 약간의 지루한 전개..(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졸음이 쏟아졌기 때문. 전날 잠을 못자서 피곤했는지 아니면 영화가 그랬는지 아직도 내 안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그리고 후반부는 거칠 것 없는, 하지만 꽤나 클래시컬한 액션들.
이번에도 제임스 본드는 제이슨 본 마냥 고독한 싸움을 하고, 또 그 길을 걸어가기로 다짐. 심지어 잠시 능력을 잃기까지 한다. 그래도 결말은 생각보다 더 해피엔딩이었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압도적인 오프닝+볼만한 마무리. 시작과 끝이 분명한 영화였어서. 뭐랄까. 극장에서 보고 나왔단 기분이 아주 확실한 그런. 007의 메인 타이틀은 언제 들어도 아드레날린-엔돌핀 대방출.
베스트씬이라면. 급박한 상황에서 랄프 파인즈에게 근사하게 윙크 날리는 제임스 본드.
다음 시리즈가 또 기대되는 동시에.
제발. 카지노로얄급 본드걸은 바라지도 않으니, 누가 되었든 어쨌든 본드걸은 명맥을 잇자.
쥬디덴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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