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유가 있어 이런 애니를 보는 일도 있긴 한데. 어쨌든 시사회를 통해.
원래 원작이 있고, 그 후 애니메이션이 있었고, 이번에 개봉하는 버젼은 장편 연재 애니메이션을 압축하여 두 편의 영화로 편집한 것. 어쨌든. 일단 봤으니.
폭풍우가 치던 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 가브와 메이. 둘은 날이 화창해지면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다음 날 다시 만나는데 이게 왠 걸. 가브는 늑대, 메이는 염소다. 식욕이냐 우정이냐의 갈등 끝에 우정을 택한 가브와 늑대건 뭐건 뭔가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순진한 메이는 금새 친구가 되고, '우정'으로서 좋은 추억을 만들지만 각자 속해 있는 집단에서는 당연히 둘을 갈라놓으려하고 이에 가브와 메이는 가족이고 친구고 나발이고 '우정'의 도피를 떠나게 된다.....
사람의 얼굴을 그대로 씌워놓은 듯한 염소무리의 안면에 흠칫 공포를 느낀 건 그냥 여섯째쯤 치고, 내가 어린이가 아니기 떄문에 영 이해가 힘들었던 지점은, '남녀'의, 아니 '암수'의 구분이 너무 불명확해서, 얘네들이 우정인지 사랑인지가 분간이 되지 않는 그것.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어린이가 아닌 이의 관점이긴 하지만. 만약 암수 구분을 명확하게 할 게 아니었으면, 캐릭터 자체도 애매모호하게 하던가. 가브는 누가봐도 남성향, 메이는 누가봐도 여성향이라서.
오히려 둘을 암수로 놓고 이야기를 진행했을 때 마지막 '가족까지 나몰라라 도피'도 훨씬 이해가 쉬웠을 것 같단 생각인데, 아마 이것도 그냥 내 생각.
의외로 유머코드가 괜찮은 작품이어서 "너와 밥을 먹으면 난 밥과 밥을 먹는거야"라는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날려서 폭소를 일으키게 하더니, 마지막에 잠깐 등장하는 '수달'의 경우 타짜 김윤석급의 "씬스틸러"의 존재감을 뽐내며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이게 2편까지 있다고 하니. 기회가 되면 2편을 볼까 모르겠지만.
어쩄든 갈소원이가 2편도 강력추천할지 그것도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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