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 중에서도 슬래셔를 특히 좋아하는지라, 한 떄는 안 가리고 찾아보던 적도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뭔가 빵 터지는 명작이 없어서일까, 요즘엔 그렇게 즐기지 않던 그런 와중에.
소문만 들었던 터커&데일vs이블을 보았다. 재밌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렸고, 마침 간만에 피가 흩뿌리는 영화나 볼까 하던 참이었지. 다 보고 알았는데 캐나다 영화란다. 어쨌든. 2010년 영화이니 나온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난 영화. 늦게도 봤다.
전형적인 슬래셔 영화들을 이리저리 비트는 영화들이 종종 있는데, 늘 얘기하던 시조/조상 스크림을 비롯하여 얼마전 크게 히트했던 케빈 인더 우즈도. 그리고 터커 역시 마찬가지.
너무나 전형적인 멤버구성에 플롯. 외딴 오두막집이 있는 곳으로 놀러간 젊은 남녀들(역시나 꽤 hot한 여자들)..그리고 수상하기 그지 없는 두 명의 살인마...로 예상되는 인물들. 전기톱과 각 종 무시무시한 트랩이 난무하고, 고어씬도 적당히 시간 맞춰 타이밍 맞춰 척척.
하지만. 뻔하지 않았던 건. 마치 살인마..같았던 터커&데일. 이 친구들이 너무 착하다는 것. 살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본인들 돈으로 마련한 별장을 수리하기 위해 열심히 시골구석까지 달려온 그런 순둥이들을 살인마로 오해한 대학생들의 자의적 살육파티가 시작되고, 이를 수습하다 수습하다 결국 진짜 악마가 된 대학생과 대결을 펼치게 되는 터커&데일의 눈물겨운 이야기.
불길한 그 징조들은 국가적인 시스템으로 조종되는 것이었다! 라고 말하는 게 케빈 인더 우즈였다면 터커&데일vs이블에서는 '불길한 그 모든 것들은 그냥 너의 오해였다'
웃는 게 미안할 정도로 처참하게 죽어나가는 대학생들을 보면 가엽다가도 어느 새 터커와 데일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그런 영화.
터커 역의 알란터딕은 어디서 봤다 싶은 낯익은 얼굴이었는데 링컨:뱀파이어 헌터에서 봤구나.
가장 매력 터지는 배우는 여주인공 앨리슨을 맡은 카트리나 보우든
(피라냐3DD도 봤고 아메리칸파이 동창회편도 봤는데 난 왜 이 여자가 기억이 안날까)
한껏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슬래셔. 아주 만족스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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