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지식 0%인 상태에서 본 거라 이게 슬래셔물인지, 오컬트인지, 장르도 모른 채 보았지만 어쨌든 제목부터가 벌써 뭔가 수집하는 사이코가 나와서 마구 괴롭혀주는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영화 전반에 걸친 장면을 모두 상상하게 만든다. 음. 제목의 의도와는 다르게. 정말 그러려고 했으면 이 영화는 제목을 콜렉터보단 트랩으로 했어야 옳다.
일단 만든 아저씨를 보자면. 마커스 던스탠. 왠지 농구 잘하게 생긴 이름이다. 백인 아저씨이고 전혀 농구 잘하게 생기지 않았다. 이름은 그랬는데. 연출작으로는 콜렉터가 처음(2009년). 그리고 아직 두번째 작품은 없고, 예정되어 있는 것은 콜렉터2. 그러나 각본에 참여한 작품들을 보면, 이 영화도 믿고 보면 될 일이다 싶은게. 블로그에서 한 번 다루기도 했었던 피스트 시리즈 1, 2, 3편 모두 각본에 참여하였고(병맛과 정상맛의 경계에 참 아슬아슬하게 걸쳐있었다), 쏘우 시리즈 중 4~7편까지의 각본. 그리고 시원하디 시원했던 피라냐3D에도 참여했다. 이 쯤 되면 대충 성향이 다 파악된다. 나랑 맞는다.ㅎ 귀신은 나올 리도 없을 것이고, 뭔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피해자들과 적당한 고어씬, 극한의 괴로움을 유발하는 각종 장치가 등장할 것 같은. 그런. 기대(?). 그리 재밌게 보지는 않았지만 나름 선전했던 손도끼2에도 출연했다는데 당최 뭘로 나왔는지는 얼굴을 봐도 기억이 안남.
무지무지 심약하고 우울하게 생긴 주연배우. 조쉬 스튜어트는 어디서 본 듯도하고 처음인 듯한 인상인데, 아마도 처음 본 듯.
그나마 낯익은 배우는 잠깐 조연으로 등장했던 다니엘라 아론소
영화는. 엄청. 쫄쫄하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고 연고도 없이 찾아온 살인마 콜렉터. 인간을 수집한다고는 하는데, 영화 내에서는 어떤 설명도 없고. 그냥 수집하나보다. 정도의 설정이다. 뭐. 이유를 알고 싶지도 않고, 심지어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다. 그냥 그런 놈인가보다(범인이 누군지에 대해 이래저래 말들이 많은 듯 한데. 많은 이들이 영화 초반에 등장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걔면 어떻고 아니면 어떻냐. 그런다고 뭔가 속이 후련해지지도 않는데)
단란하고 화목..하지만은 않지만 어쨌든 잘 사는 일가족. 아빠, 엄마, 큰 딸. 작은 딸. 그리고 그 집에서 허드렛일 쿵딱쿵딱하는 주인공 아저씨 아킨. 가족들이 모두 여행을 떠난 틈을 타 어쩔 수 없이,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마지막 딱 한 번이라는 심정으로 빈집털이를 시도(그의 사랑스러운 딸과 아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뭐 어쨌든 잡범). 능숙한 움직임으로 문을 따고 들어가서 금고를 찾아내지만. 뚜씨궁. 빈 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누군가가 있다. 다가오는 발소리. 영화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대박인 쫄쫄이씬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지만 수분 또는 그 이상 동안 아무 대사 없이 복층 집에서 정체를 모르는 이와 주인공의 숨막히는 숨바꼭질. 짜릿할 정도로 쫄깃하다.
이미 집 밖으로 나가는 모든 창구는 완벽하게 틀어막힌 상태에서, 주의깊게 살펴보니 집안 곳곳에는 무시무시한 트랩들이 설치되어 있다. 한 방으로 사람 잡는 기이한 트랩들. 그리고 지하실의 비명소리. 여행을 떠나기로 했던 집주인 부부가 콜렉터에게 잡혀 지하실에 가둬져 있다는 걸 알게 된 아킨은, 이제 아무 소득도 없지만 어쨌든 인간된 도리로 그들과 탈출을 감행하기로 한다. 인간된 도리가 참 허무하게 부부는 급하게 퇴장하고(영화에서), 남자친구와 집에 온 큰 딸. 붕가붕가붕가를 위한 서비스가 막 본격적이려는 찰나에. 아흑. 이 쯤 되면 인간된 도리고 뭐고 아킨은 겁내 용감하게 탈출을 시도하고 성공하지만 창문사이로 보이는 막내 딸. 자신의 딸이 겹쳐 보였는지 무모한 컴백.
그리고 그 이후에는...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암울한 결말로 치닫는다.
갖가지 함정과 고어씬이 등장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다가 날 질색하게 만든 건. 유리병에 대형 바퀴벌레들을 이용하여 사람 배를 파먹게 하는...아흑. 예전 분노의 질주2에서 쥐 갖고 빗스한 고문한 것도 정말 싫었는데 하물며 벌레....(이 영화의 주요 이미지는 벌레다..싫었다. 진심.)
어찌 되었든 호러물의 모든 살인마들이 그러하듯 이래도 안 죽고 저래도 안 죽는다. 도대체 이 시대 살인마들은 뭘 먹고 자란건지. 주인공이 영화 내내 너무 고생하고, 어린 아이 구하려고 목숨도 내놓고 하는 짓을 내내 본지라 해피엔딩이길 참 바랬는데.
한정된 장소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 아무 설명도 없어서 오히려 더 무서운 살인마. 얼굴을 돌리지 않아도 될 정도의 적당한 고어씬. 처음부터 끝까지 늦추지 않는 긴장감. 종합적으로다가 잘 빠진 호러물이다. 한가지 아쉬운 건 호러 영화의 시리즈화를 결정하는 것은 살인마 캐릭터인데. 함정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 외에는 그닥 매력적이지 못해서. 그리고 2편 쯤에는 영화내에서 이름이나 별칭도 붙여줬음 좋겠다. 콜렉터(제이슨 부히즈, 마이크 마이어스, 프레디, 레더페이스.....다들 한 이름들 하시잖어)
2편이 어떻게 전개될런지는 모르겠지만. 1편만 놓고 봤을 때도 충분히 훌륭하고.
1편만으로 끝내기에도 썩 아까운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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