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홍콩영화는 고유의 맛이 있다. 보고 나면 맛있는 영화들.
이제는 연륜이 느껴지는(그래도 멋지게 늙었더라) 양가휘와 카리스마 최고봉 임달화가 등장하는 영화 '천공의 눈'. 이 무슨 일본 에니같은 제목이냐 하겠지만, 말 그래도 천공의 눈이다. 용의자 검거를 하는데에 필수적인 '추적 정보 팀'의 이야기, 이 들의 눈은 정말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만물 모든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니 말이다.
완벽에 가까운 신중에 신중을 기한 범죄자 양가휘와 그 놈을 뛰어넘어야 하는 정보 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영화 '추격자'마냥 미친듯이 뛰어다니지 않는다는게 이 영화의 특징. 엄청난 눈치싸움과 태연한 척으로 주위를 살펴보며, 서로 모르는 척, 아는 척 하며 미행을 하는 것이 영화의 백미다. 뭔가 숨막히는 분위기, 그냥 뭔가. 절대 홍콩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비장미. 이런 거. 너무 좋아.
항상 온 도시를 내려다보는 듯한 눈빛으로 주위의 모든 것을 기억하고 파악해내는 양가휘가 마지막 바로 옆에 있는 갈고리를 피하지 못하고 죽는 엔딩은 묘하게 의미심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