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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 분노의 추격자 Django Unchained

laser RAY 2013. 3. 9. 18:22

장고를 보러 갔고, 장고를 보고 왔다. 분명.

그러나, 레오를 봤다. 캘빈 캔디의 레오가 아니라. 진짜. 그냥. 썡. 나마. 레오.

장고 얘기하기 전에 일단 레오 썰 좀 풀자. 그래도 보고 왔으니까.

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란 배우를 아주 매우 좋아하는 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모두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샤랄라한 그를 보기 전에. this boy's life에서.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토탈 이클립스, 퀵앤데드에서. 바스켓볼 다이어리는 왜 정발이 안되냐며 억울해하면서. 어린 중학생의 마음을 송두리째 뺐어갔던 그런 남자였다. 그런 유치한 마음 있잖냐. 내가 좋아하는 레오가. 모두의 레오가 되는 게 싫은. 하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남자였으니까. 그거야 뭐.

꽃돌이 시절을 거쳐 연기파 어쩌고 저쩌고 하는 시절까지 초월하여 지금에 이른 레오를 묵묵히 지켜본 팬으로서. 20년 정도를 지켜봤으니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할만도 했는데 '내한'이라니. '방한'이라니.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싶어서 기회좋게 시사회를 찾아갔고. 그렇게 십수년전 내 마음에 불씨를 붙였던 양키 백인 남자 배우를 내 두눈으로 지켜봤다. 일전에 윌스미스를 볼 때와는 많이 다른 기분.

신기하기도 했고. 이런 일. 지금 보니 나와 몇 살 차이 안나는. 그런 아저씨인데. 

어차피 사진으로, 영화로도 늘 멋졌기에(이미 오래 전부터 max찍었다)내 눈에서 뭔가 더 멋져 보이는 건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일. 한 번쯤 있길 바랬던.

다시. 장고로 돌아와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좋아하고빠짐없이 보려고 생각은(하지만 가끔 빼먹는)하는 그런 적당히 열렬한 팬이어서 영화의 기대치도 높았고. 바스타즈에서 심하게 굉장했던 크리스토프 왈츠를 오랜만에 보는 것도 좋았고, 레오도 있고. 제이미폭스에, 사무엘L잭슨에.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 지루하거나 늘어지는 타이밍이 없다는 게 일단 굉장하고. 어쩌면 그럴 수도 있었을 이음새마다 미친 듯이 귀를 자극하는 상등품 OST가 너무 좋았고. 깨알같은 카메오들의 열연에 순간순간 눈호강도 하고. (돈 존슨도 볼 수 있고, 조나 힐도 깜짝 등장, 감독 본인은 언제나 그랬듯 짧은 분량에 임팩트 갑이시다)

장고(제이미 폭스)와 닥터 슐츠(크리스토프 월츠)의 버디-로드 무비로 흘러가는 초중반에는 코믹함이 요소요소 잘 버무려져 있어서 좋았고 본격적인 복수 모드에서 캐릭터들 하나하나 총등장, 총폭발. 대결말까지. 빵빵빵. 깔끔한 엔딩까지.

레오가 열연한 켈빈 캔디(이제는 꽃돌이도 아니면서 화면에 처음 등장할 떄의 그 싱그러움은 어쩔 꺼냐)도 물론 매력적인 캐릭터였지만, 초반 무자비한 카리스마로 등장하여 장고의 자상한 멘토가 되어주는 닥터 슐츠는 이 영화 최고의 인물. 

특히. 백미는. 초반의 냉정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캔디의 1인극에 가까운 광끼, 카리스마에 눌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후. 관객들도(적어도 나란 관객은) '엇? 저 사람 영화 진행되면서 너무 인간적으로 변했잖아' 라는 생각이 들 때 쯤. 장고를 위해 참은 것일 뿐 이 새키들 다 죽었어. 모드로 뿜어내는 조용한 분노가. 캔디와 슐츠가 연이어 폭발한 후 둘의 충돌. 바로 여기가. 이 영화의 최고의 순간이었지 않을까.

그 후, 진짜 꼭 한 번 때려주고 싶었던 스티븐(사무엘 엘 잭슨)과 장고의 대결도 좋았지만.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작 주인공 장고 제이미 폭스 얘기가 없었는데. 매력적이었다. 음. 뭐. 그걸로. 됐고.

시작 전 너무 긴 거 아니야. 싶었는데. 에피소드를 여기서 끝내지 말라 조금만 더 보여줘. 라는 마음이 들어버렸던 영화.

영화가 끝난 후 '슐츠'의 외전은 꼭 나와줘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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