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미 개봉된지 12년도 지난 이 영화를 뒤늦게 본 이유는. 참 의외였다.
볼만한 영화 없을까. 하다보니. 좋아하는 배우들을 떠올렸고 그 와중에 생각난 게 타카오카 소스케. 그리고. 타카오카 소스케가 교복 입고 나온 영화 중에 재미없었던 게 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없었다. 최소한 본 것 중에는..(다행이다 내 기억에 콘크리트에서는 교복을 안 입었..다)..박치기도, 베틀로얄도, 크로우즈시리즈도, 루키즈도, 우리들이 있었다 역시...주인공의 믿음직한 친구 캐릭터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그의 교복 연기가 갑자기 보고 싶어져 골랐던 게 이 영화.
마츠다류헤이와 아라이 히로후미 주연. 지금은 톱스타가 되어 있는 에이타도 잠깐 볼 수 있고, 드라마, 영화에서 종종 얼굴이 보이는 오시나리 슈고도.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영화를 감독한 토요타 토시아키의 2014년 개봉 예정작은 바로 '크로우즈 제로3 : explode'. 미이케 다카시의 손을 떠난 크로우즈제로 시리즈가 심히 우려가 되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안도했다. 이 정도 임팩트면 크로우즈에서도 문제 없겠어.
어쨌든. '푸른 봄' '청춘' 다양하게 해석 가능하지만 결국엔 '우울한 청춘'만한 제목이 없는 그런 영화를 보기 시작. 정말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할 지 모르는, 그래서 학교라는 장소를 쉼터로 삼은 아이들의 방황기. 정도인데. 그 우울함 정도가 지나치다. 옥상에서 소위 '짱'을 가리는 의식을 통해 학교 정점에 올라선 쿠조(마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기찻길 위에서의 배포 시험과 비슷한)...그리고 그의 단짝 아오키. 그리고 몇몇의 친구들. 저마다 다른 고민 같지만 결국엔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의문에 답을 못하는 청춘들. 순간적인 충동으로 친구를 죽이며 퇴장하는 녀석이 있고, 오직 한가지 꿈이었던 코시엔의 실패 후 야쿠자의 길로 가는 녀석이 있다. 그리고, 쿠조와 함께 하고 싶었던 아오키. 사실은 파일럿이 꿈이었던 아오키는 쿠조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자신의 위치를 잃고 만다. 결국. 그렇게 아오키도 옥상에서 자신의 끝을 보고.
이 영화. 우울한 청춘이라길래, 그냥 방황하는 청소년들 보여주다가 대략 한 줄기 햇살이라도 보여주면서 끝날 줄 알았더니. 하다못해 모 영화처럼 "아직 시작도 안했는 걸 이제부터 시작이야"정도는 할 줄 알았더니. 우울했던 그네들이 끝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줄 줄이야.
영화를 봤던 이유답게. 타카오카 소스케는 짧지만 본인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퇴장했다. 아마도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 교복을 입을 땐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기더라도 믿음직한 친구' 내지는 '싸움은 잘하지만 열혈이 아닌 쿨가이'정도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배우인데, 이번에는 의외로 '쿨가이지만 알고보니 어린애'...를 참 잘도 해냈다.
배우얘기만 하다 마는 것 같은데. 그것도 조연배우만.
마츠다류헤이와 아라이 히로후미는 너무 훌륭해서 할 말이 없다. 그 2명이 없었다면 이 영화 되게 후졌을지도 몰라.
2014년의 크로우즈 제로가 기대된다. 이 감독이라면.
# 그런데. 주인공 둘이 걸어가다 서로 담배kiss하는 장면은 너무 뜬금없어서 웃음나왔다. 왜 갑자기 느와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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