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일기'
얼마 전에 "오랜만에 사람 찢어죽여 뜯어먹는 영화가 보고 싶다"라고 끄적거렸던 적이 있었는데, 마침 좀비영화의 거장 로메로 감독의 신작이 등장한 터라 주저없이 골랐다. 음..대략의 시놉시스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고, 좀비계의 블레어위치가 될 것인가, 클로버필드가 될 것인가 궁금하긴 했는데.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긴장감이 조금 떨어지고, 잔혹성도 그리 강하지는 않았지만,,신선하긴 했다고 할까. 아, 그런데 로메로 아저씨가 이번에는 너무 노골적으로 교훈을 주는 바람에, 비쥬얼보다는 주인공들 내뱉는 대사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할까.
'기록'에 대한 고찰..이 영화의 주제인지, 아니면 단편적으로 무방비한 정보의 노출에 무감각해지는 요즘 세태를 풍자한 것인지. 굳이 따지자면 정보와 기록은 의도적으로 조작될 수 있으니 미디어에 휩쓸리면 안되는데, 그렇다고 진실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현재 네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방관자가 되어서도 안된다. 또한 그러한 정보에 노출되어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 대중은 어떻게 할 것인가...정도.
기억에 남는 대사가 한 마디 있었는데
'너를 도와주러 오는 것이 아닌, 너를 보러 오는 것이다'
딱 요거다.
딱 요게 내 마음이고 요즘 사람들 마음이겠지.
좀비영화지만 보고 나서 이것저것 생각하게 하는 거 보면
역시 거장은 거장이구나.
다음 번엔 조금 화끈한 걸로 부탁해요 로메로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