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특수본

laser RAY 2011. 11. 28. 09:44


아무래도 티켓파워가 약한 배우들에, 국내에선 취약한 장르인 형사물+게다가 본격 버디무비.
이거 흥행 잘될까 싶기도 하고, 우려와 걱정이 반반임에는 틀림없지만, 뭔가 통쾌하다는 평이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어떨까 해서.

엄태웅-주원-성동일-김정태-정진영. 이렇게 남자냄새 득시글한 가운데 유일한 여자는 이태임.
이전까지 알고 있는 정보라고는. 몸매가 좋은. 글래머러스한. 배우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자방송인.
페로몬 풀풀 풍기는 남자영화에 팜마파탈이려나 했더니 이게 왠걸. 가장 싫어하는 캐릭터인..
"털털한 여형사"였다. 한국영화에서 고질적으로 등장하는 "털털 여형사"는 아무런 매력이 없음에도,,
꼭 의무적인냥 멤버구성에 끼는 습성이 있다(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다)
"기존의 여성캐릭터들이 꺄꺄거리며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는 것에 반해 주체적이고 어쩌고저쩌고"
라는 것을 이유로, 꼭, 여성성을 포기하는 캐릭터를 영화에 등장시켜, 보통 남자들도 하지 않을 법한
걸쭉한 입담과, 지저분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정도껏 해야지 말이야.
여성성을 한껏 발휘하면서도 도드라질 수 있는 여자 캐릭터가 분명 있을텐데 변명과 함께 쉬운 길을.
택하려는 듯 보여서. 영. 이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 오히려 반대로. 그리고 별개로.
영화 오프닝부터 봉긋 가슴을 들이미는 이태임때문에 영화는 한껏.!..다행히도 영화 특수본에서 이태임은 기존의 답답한 여형사역을 답습하지 않는다.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답습하지 않는다.;;; 시작과 함께 쑥 내미는 가슴을 제외하고 이 영화에서 이태임이 하는 게 당최 뭔지 모르겠단 얘기다. 뜬근없이 "난 왜 안 껴줘요!" 하는 것도 영화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 만일 내가 엄태웅이었다면 "야, 넌 여태껏 한 게 없는데 널 왜 껴주니" 할 것 같았는데 말이지.

별 비중도 없었던 이태임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영화는 경찰 내 비리+부패경찰+부패 윗대가리+윗대가리+윗대가리. 척결.
이 정도 내용이다. 음. 무지 단순하기도 하고, 중간 중간 양념들이 있긴 하지만 몰라도 된달까.
주원의 아버지에 대한 복수. 라던지. 김정태-성동일 라인의 BL스러운 뭉클함이라던지.
마지막 데모장면에는 감독의 사회적 시선을 담은 건가라고 느꼈는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지나치게 긴 러닝타임도 한 몫. 1시간 30분 정도면 임팩트있게 추릴 수 있지 않았나.

하지만 좋았더 지점은. 분명히 확실하게 이건 "형사 버디 영화요"하고 천명한다는 거다.
엄태웅과 주원은 상반된 캐릭터로 붙어다니긴 하지만 크게 갈등하지 않고 어느 새 서로 잘 보완해주기 시작하며, 딱히 서로에 대한 악감정도 없다. "이 쯤에서 서로를 속인 걸로 크게 싸우겠군!"할 때도 둘은 의외로 쿨하게 넘어간다. 공동의 적, 공공의 적에 대한 정의감이 활활.
그래서 그런지 "우리만의 특수본"을 만든 이후, 영화 후반부는 시원하게 전진전진.
고민없고 막힘없이 척결척결. 그 점은 마음에 들었...(지만 역시 너무 길었다)

주조연 배우들이 안정적이고(엄태웅은 이제 좀 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투캅스-공공의적-와일드카드-강력3반-소크라테스(는 약간 다르지만),
를 잇기에는 부족함 없는 형사영화.
그리고.
이태임은 조금 더 기대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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