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불량남녀

laser RAY 2011. 11. 15. 10:00


갑자기 작년 이 맘때 영화를(개봉일을 보니 딱 1년된 시점에서 본 것 같다).
여배우 엄지원을 참 좋아하고 임창정의 영화는 왠만하면 그냥 믿고 보는 터라.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와주는데 망설일 건 뭐 있겠냐 싶어서. 당시에 보지 않은 이유는..음..포스터가 마음에 안들었어서?;; 글쎄 잘 모르겠네.

둘의 조합은 스카우트에서 한 번 보았으니 적당히 눈에 익기는 했지만 캐릭터가 너무 다른지라. 전형적인 남자의 "첫사랑"을 보여줬던 스카우트와는 달리, 불량남녀의 엄지원은 떽떽거리며 히스테릭 맥스 찍는 그런 여자. 개인적으로는 극장전에서의 엄지원을 제일 좋아하긴 하나, 본 영화에서도 마냥 신경질적이진 않고 적당히 소리지르며 술에 잔뜩 취하기도 하고, 은근히 속정 깊은. 그런 역할이었어서 웃으며 볼 수 있었다.
임창정은 똑같았다. 어느 영화 가져다놔도 똑같은 사람이라.

보증한 번 잘못 섰다가 빚독촉에 시달리는 형사 방극현(임창정), 어떻게든 빚을 받아내려는 카드사 베테랑 직원 김무령(엄지원). 악연으로 시작해 인연이 된 두 남녀의 기운찬 러브스토리&로맨틱코미디.
지루하지 않게 티격태격 엎치락 뒤치락 하는 착하디 착한 두 남녀(매번 술이 떡이 되게 마시면서도 참 둘 다 성인군자...홍상수 감독 영화였으면 벌써 사단났을 상황이 몇 번인가)..결국 인연이 되는가 싶더니 한 번의 위기가 오고, 진심을 담은 판타지 결말로.

로맨틱 코메디라고 하기에는 너무 상황들이 격하잖아! 하다가도 마지막 엔딩은 전형적인 그런 것이었어서 기분이 따끈따뜻해지긴 했지만 껄쩍하고 지근하기도.

특히 결정적 갈등을 빚는 장면. 자살소동에서는 임창정이 입을 열면 열수록..
"엇...이거 어느 영화더라..임창정이 이딴 식으로 막 뱉었던 게...."
...음. 색즉시공 2에서도 그랬더랬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서 송지효한테 막말을 뱉었더랬지.
불량남녀에서도 동일하다. '어쩔 수 없어서' 또 그런다.(하필 왜 둘 다 임창정이야)
색즉시공때도 그랬지만 너무 극단적이랄까. 동정을 구하기엔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
애초에 귀엽고 러블리한 로맨틱 코메디라면 그 정도까지는 안가도 되잖아. 라는 느낌.
왠지 윤종신처럼 말하고 있다는 느낌.

암튼. 그런 장면들이 심히 불편하긴 했지만 어찌저찌 넘겼고.
택시 판타지에서부터 마무리되는 엔딩까지는 임창정의 억울억울 울먹울먹이 또 한 번 작렬.
매번 보는 거지만 특기다. 특기. 이 정도면.

엄지원, 임창정이 참 잘어울리지만 어쨌든 둘이 영화를 두 편이나 말아먹었으므로 앞으로 또 만날지는 모르겠고. 뭔가 차분하고 상큼한 영화에서 보았으면 한다. 엄지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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