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등등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laser RAY 2011. 8. 3. 16:13

처음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도대체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가. 맥을 짚어내기가 참 힘들다. 라는 생각이 들 무렵부터 피식웃음이 시작되어 결국 나에게 폭풍웃음까지 이끌어낸 참신한 발상의 책. 지금 생각해보니 은혼이 소설이었다면 이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범우주적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아직까지도 원작에서 얘기한 지구의 존재가치가 잊혀지지 않는다.^

아마 그 때 책을 읽었던 이유도 영화가 곧 개봉한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였을텐데.
정작, 영화는 보지 않았다. 그리고 또 수년이 흘렀네. 순서상의 차이겠지만, 만약 이 영화를 먼저 보았다면 500일의 섬머를 보면서 "아!!". 오피스를 보면서 "아!!!"..이랬을텐데. 
어찌되었든. 보았다. 그 웅장하고 키치한 상상력이 어떻게 재현되었나. 궁금해하면서.

먼저. 주인공 아써덴트 역은 오피스에서 셜록에서 여성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마틴 프리먼이 반갑게. 게다가 그의 외계인 절친은 모스데프. 진상선장은 샘록웰. 유일한 여성캐릭터는 500일의 섬머의 그녀 주이 디샤넬, 그리고 우울증 걸린 로봇 마빈역의 목소리는 스네이프 교수 앨런릭맨. 이 정도면 시간이 조금 흐른 후인 지금. 올스타. 군단 쯤 되려나. 아닌가. 여전히 메이져와 마이너를 넘나드는 배우들.이다.

소롱~소롱~으로 활기차게 시작하는 영화(지구 멸망합니다~~란 메세지를 담은 노래지만 상관없이 밝다). 철거의 위기를 맞은 덴트. 그런데 집이 철거될 때 지구가 같이 철거되면서 지구는 우주에서 사라진다. 물론 덴트는 외계인 친구 포드(모스데프)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은해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라면 필수로 가져야할 책 한권과(이 책의 개정판을 쓰기위해 우주를 돌아다니는 포드) 우주여행에 꼭 필요한 아이템 수건한장을 들고 여행이 시작!
별 목적없이 시작되었지만, 우주에서 만난 은하계 의장 자포드(샘록웰)의 그 옛날 수퍼컴퓨터도 밝히지 못한 "세상 만물의 이치는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는 여행에 동참하게 된다. 여행멤버는 지구에서 첫눈에 반했던 트릴리언(주이 디샤넬)과 우울증 걸린 로봇 마빈(앨런릭맨)까지 총 5명. 알 듯 모를 듯 하지만 기발한 우주여행.
결국 '세상만물의 이치'=>42=>지구=>철거=>백업의 과정으로 해피엔딩.

물론 책에서 보았던 심오(?!)한 듯 한 개소리 코미디를 영화 한 편에 담기에는 무리였다. 애초부터 무리였다. 그건 영상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거다. 하지만, 그렇게 해결될 수 없는 부분들으 제외하고 난다면, 이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역할은 충분히 해주었다. 주인공들의 얼빠진, 하지만 뭔가 뻔뻔한 코믹연기도 원작의 의도를 잘 살린 듯하고, 특히 잠깐의 출연으로 빛났던 존말코비치나, 우울해 죽겠는 목소리로 "귀엽다"라는 느낌을 살린 마빈 캐릭터나. 만족스러운 면면들.

귀염둥이 마빈.

인간 귀염둥이들. 모스데프 특히.

언제고 어디서고 잊지 말아야할 사실,
Don't Pa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