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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laser RAY 2012. 8. 15. 15:42

 

6번째 천만관객 영화가 될 것이 유력한 '도둑들'이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은근하고 강력한 흥행 메이커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개봉. 여러모로 '도둑들'과 비교할 건덕지가 많은 영화인데,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어쨌든 케이퍼 무비. 라는 점이다.

각 종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건을 치밀하게 모의하고 계획하여 성공시키는 장르. 정도로 정리해본다면, 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얼추 같은 선상에 있는 영화임이 맞다.

각 팀의 브레인은 김윤석-차태현이며, 팀의 '여자'를 담당하는 건 김혜수&전지현과 이채영&민효린이다(끄나저나 이채영은 포스터에도 없네. 섭섭하겠다). 그 외에도 각각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쑥덕쑥덕 하는 형세인데, '도둑들'이 근사한 케이퍼 영화를 지향했다가 최동훈 감독 특유의 '복수'테마로 휙 방향전환을 한 반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비록 하없이 깃털같고 유쾌하면서도 장르 본연의 색을 잃지 않는다. 폭파전문가, 도굴전문가, 싸움꾼, 브레인, 첩보, 정보, 물주 등 각 분야의 인물들이 모여서 깔끔하게 한탕 하기 위해 온갖 계획을 세우고, 갑작스레 생기는 변수에 대응하며, 깜찍한 반전까지 모두 짜여진 그대로. 그렇게 한 탕!. 그래서인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마음에 든다. 구성원끼리의 배반도 없고 흑막도 없는 것. 팀웍을 강조하는 그런 것.(오션스 일레븐이나 이탈리안 잡이 근사했던 진짜 이유). 도둑들에서 (그런 부분은)실망하고, 여기서 위로 받았다^

오프닝부터 등장해주시는 양씨아저씨 이문식은 몰랐던 특별출연이라 너무 반가웠고(퇴장도 너무 임팩트있었다;;) 엔딩에서 송중기의 등장 역시, 영화를 기분좋게 갈무리하는데 한 몫. 신정근, 고창석, 이채영, 성동일, 민효린 등 조연 캐릭터들의 역할분배도 적절했고, 어디선가 마지막 특수촬영이 어설프다. 라는 평을 들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전혀 이질감없이 딱 좋았다.  

사극과 어울릴까 싶었던 차태현은 사극이고 뭐고 그냥 그런 사람이 어울렸고, 또 하나의 축이었던 오지호는 추노가 계속 떠올랐지만 그게 노림수일도 있겠다 싶어서 그럭저럭.

서빙고의 얼음을 털어라! 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시종일관 등장하는 얼음&물이 여름에 주효하고. 주요 인물이 한 명도 죽지 않는 해피한 전개와 그에 걸맞는 엔딩도 좋고.

어느 쪽이 '웰메이드냐'라고 한다면 나도 모르게 도둑들 손을 들어주겠지만, 흐뭇하게 신나게 한 판 놀고 갑니다. 싶은 기분은 이쪽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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