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군대.

laser RAY 2010. 2. 4. 13:08

왜 이제야 봤는지는...단지 시기를 놓쳐서였을게다. 개봉 당시(2005년) "얼마나 리얼하길래 언론에서 난리일까"라는 생각은 가졌지만 "그래봤자 영화가 얼마나.."하면서 지나쳤는데..시간이 흘러 보게된 '용서받지 못한 자'는 7년전의 나를 떠올릴 만큼, 딱 그만큼.

 

난 물론 어리버리했다. 이병주제에 어떻게든 짱박히고 싶어서 머리 굴리고..이병이니까 들통날 수 밖에 없으니..쳐맞고 쳐맞고 나로 모자라 내 위로 누구 밑으로 모조리 집합을 유도(?!)하고..맞아도 맞아도 끈기있게 짱박혀서 또 맞고..전역 후 가끔 내가 왜 "자살"이란 것을 단 한번도 떠올리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나의 질긴 생명력에 놀라기도 했다.

타이밍 좋게 무릎이 작살나고 발톱이 작살나고 머리가 찢어져서 병원신세를 졌더니..한동안 짬밥대우도 못받았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어느덧 짬밥이 되었다. 그토록 쳐맞다가, '난 나중에 저러지 말아야지'했는데..뭐..결국 그랬고 그랬다. 새벽에 화장실에 불러내서 '제껴'를 선사하고..그리곤 짐짓 멋진 척 "너가 싫어서가 아냐, 다 그런거야. 너도 내 짬밥되면 알게 돼..담배 한 대 펴라"...웃기지도 않은게..담배 한 개피로 해결안된다. 이병 시절 '쓰벌 이깟 담배 한 대 피우게 해주면 내가 널 좋아할 것 같냐..'라고 생각했었는데..나도 그런 대사를 씨부리다니.ㅋ(변명 아닌 변명이 될지도 모르겠지만..난 그래도 참..잘 참고 안 때리는 편에 속했다..그리고 후임들이 만만하게 보든 말든 신경도 안쓰는 편이었고..단 나에게 피해만 오게 하지 마라..라는 주의..)

그리고 전역했다. 그리고는..해병대는 다 이래..ㅋ..나 해병대 나와서 쫌 빡셌어..그러기를 몇 년..예비군이 끝나고 이제 향토방위군이다...그래도 이상하게 난 가끔 군대 돌아가고 싶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이게 바로 영화내용이다. 얼마나 리얼한지 알겠지?....뭐..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냐"라고 말하는게 싫어서 감독은 영화를 만들었겠지. 하지만 무자비하게 조악한 군대에 좋~다고 적응했던 나로서는...'아무것도 아녔어'라고 말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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