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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FUZZ!!!!

laser RAY 2010. 2. 5. 12:18

나에게 2004년 최고의 영화는 두 편 '새벽의 저주'와 '새벽의 황당한 저주'였고 그 중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신선하다 못해 너무 새로운 경험이어서 그저 웃을 수 밖에 없는 영화였다. 영국영화가 이리도 재밌구나. 그리고 이런 하이브리드가 존재할 수 있구나. 어딘지 모르게 쿠엔틴 타란티노와 닮았음에도 훨씬 깔끔한 구석이 있는 영화. 3년전의 감상이 아직도 이렇게 남아있는데 똑같은 제작진과 똑같은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Hot fuzz'가 있다. 이건 행운이지.

역시 '황당한 저주'의 제작진답게 영화는 일단 웃기고 조금 무섭고 슬쩍 잔인하고 살짝 미소지을 수 있는 엔딩까지 갖추고 있다. 웃음의 강도가 조금 약해진 대신에 뭔가 능글맞아진 느낌. 아. 특히 말장난이 많아서..영어를 못하는 사람으로서 슬펐다. 조금 더 영국식 유머를 알아듣고 싶었는데 말야. 이래서 영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요즘 가끔 든다.

Bad boys2를 패러디했다고는 하지만 패러디라고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영화 내에서 주인공들이 의도적으로 bad boys를 흉내내긴 한다만^^; 그나마 그것도 말을 타고 등장해서 완전 뻘쭘한 웃음. 사건을 밝혀내는 과정은 호러&스릴러이고..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은 호러&코메디. 살인의 이유가 어이없다. 감정이입만 된다면 주인공만큼 어이없는 표정 짓는 거 가능하다. 라스트는 코메디&코메디다. 마지막 대규모 액션씬은 얼마나 모범적인지 우리의 주인공들은 사람을 한 명도 죽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온동네 할아머지 할머니들과의 총격전인데. '예의 바른 총싸움'이라니. ㅋ. 이렇게 깔끔한 척 하면서도 잔인할 대로 잔인한 장면도 곳곳에 등장, 만족스럽다. 만족스럽다..라고 밖에는.

다음 영화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