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2013년 새해를 맞이하여. 보고 싶은 영화는 참 많았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여차저차 전부 흘려보내고.(타워, 라이프오브파이, 잭리처, 임파서블 등...ㅠ.ㅠ)....새해 첫 영화로 선택한 것이. 7번방의 선물.
어쩌다보니 최종병기 활을 시작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등 배우 류승룡의 주연급 영화들은 모두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여기서 떠오르는 기억. 예전에 어느 영화...였는지 기억은 안나는데(아마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었던가)...프리미엄 시사회 갔다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보니 옆에 서 있던게 류승룡이었던. 뭐....그런 하찮은 기억 하나.
류승룡 외에도, 오달수, 박원상, 김정태, 정진영 등 명배우들이 포진되어 있고, 보기 전까지는 몰랐지만 박신혜도 조연으로 등장(카메오인 줄 알았더니 주요 배역이었다;;)...배우들 보는 맛은 관람 전부터 예견되어 있던 작품.
대략의 시놉만 알고 갔는데도 불구,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이 예측되고 모든 에피소드들이 어느 정도 짐작 가능한. 그런 '훈훈' '감동' '신파' 영화인 건 맞다. 그런데 나란 사람. 이런 영화에 엄청 약하다. 처음 세일러문 가방 얘기부터, 월급 얘기할 때부터...아 이거 참. 눈물나게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격하게 들기 시작했고, 결국. 뭐. 중반 이후부턴 웃는 장면 빼곤 전부 울었달까.
남녀 사랑 얘기나, 연애-이별 얘기에는 그닥 눈물 흘려본 적이 없는데(20년 전쯤 사랑과 영혼에만 울컥했었지;;;)...가족 얘기는 왜 참. 심지어 영화를 보며 처음으로 눈물이 또르르 했던 영화가 두 편이었는데 하나가 "죽은 시인의 사회"..여기까지는 이해가능한 수준. 나머지 하나가 "용적심".....응?...용적심이란 영화를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한다면....바보 형(홍금보)를 돌봐주는 형사 동생(성룡)의 이야기인데,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신파코드가 있긴 했었지만 그렇게 슬픈 영화는 아니었는데 말이지.
암튼. 그렇다고. 그래서 이 영화 보면서 눈물 또륵또륵 했다는 얘기.
예승이 역을 맡았던 영화의 핵심 '갈소원'양은 너무너무 귀여웠고 '이 아이는 그대로 자라서 이렇게 되었습니다.'의 증거자료라도 되는 듯한. 박신혜도 좋았고.
마치 장진 영화들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상상이 가득한 판타지를 의도적으로 보여준 마지막 탈옥씬도 나쁘지 않았고....음. 만약 마지막에 하늘에서 류승룡 얼굴이 크게 나오며 안녕~을 외쳤어도 '아 유치해'이러진 않았을 것 같다. 이미 1시간 넘게 그 세계에 발을 담궜는데 마지막까지 그랬어도 뭐.
2013년 첫 영화가 눈물콧물 짜는 영화였다는 게. 뭐 2013년에는 눈물나는 한 해가 될것이다. 이런 건 아니겠지. 충분히 만족하고 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