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 Tower
배우 설경구를 좋아하는 탓에 어지간하면 극장가서 찾아보는 편이다.
설경구-김상경-손예진-안성기. 캐스팅만 보면 이건 당연히 극장가서 봤어야 했는데, 어쩌다 저쩌다 삶에 치이다 보니..라는 핑계로 개봉 당시에는 pass(12월~1월에 유독 극장을 찾지 못했다). 결국 네이버에서 다운로드.
제목과 포스터. 그리고 메인 카피.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탓에 딱히 내용이 궁금하진 않았고, 한 가지 우려우려열매는 감독이 화려한 휴가-제7광구의 그 분이라는 점. 사람들이 강우석표 영화를 보고 억지감동이네 투박하네 말들 많이 하지만, 진정한 상투적인 영화는 바로 이 영화들이제. 강우석표 영화에선 '뻔한 억지'를 난 별로 느껴본 적이 없거든 암튼.
그리하여 수백억 블럭버스터가 조그만 내 스맛폰에서 시작.
휘리릭. 끝.
재밌었다. 예상과 다름 없었던 내용이었어서 딱히 뭐라 할 것도 없지만, 여깃 난 이랬건 저랬건 누가 맨날 똑같다고 하건 말건 설경구 배우의 연기가 좋다. 손예진은 예뻤고.
굳이.
한 가지.
김상경이 연기했던 캐릭터. 이대호. 주인공. 초고층 빌딩의 시설관리팀장. 설쳐도 너무 설친다. 소방관들을 주인공으로, 각자의 사연도 보여주고, 이런저런 상황들을 만드는게 나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건 오로지 이 주인공 덕분. 시설 관리 팀장이라 여기저기 많이 알고 있는 건 알겠는데, 길잡이의 레벨을 넘어서는 순간들 때문에 영 찜찜해지던 찰나. 결정타. 먼저 탈출한 딸, 한 발 뒤늦게 탈출한 대호씨. 그리고 아직 건물에 남아있는 손예진. 와이프도 아니고 이제 막 마음도 고백못한 여자가 갇혀있는 그 상황에서 너무나 쿨하게. 어린 딸에게 이해를 바라며 소방관 코스 완료 후 무너져가는 건물로 진입. 다른 건 다 그렇다쳐도 이건 쫌 너무한게 아닌가. "그 상황에서 나라면?"이란 상상을 자유롭게 해주는 게 영화인데, 그래도 납득 가능한 선택을 해야지. 그게 뭐야.
이 정도. 만 빼고.(중간에 딸의 생사를 불분명하게 한 것-물론 살아있을 거라고 대호씨 빼곤 다 알고 있었지만-도 빼고)
재밌었다.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