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일

전설

laser RAY 2010. 2. 9. 12:20

다카하시 히로시 원작 20세기 학원폭력 만화의 전설 크로우즈.

처음 영화화 된다던 그 때부터 들뜨기 시작해서...

처음 공개되었던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지 못했을 때 참 안타까웠고.

국내개봉은 점점 뒤로 밀려 2008년에 개봉을 할 수 있을까..

이미 한 달 전에 일본에서는 DVD가 출시되었는데 말야.

결국 이렇게 보게 되었지만 국내 DVD출시를 기다릴꺼야.

크로우즈도 워스트도 모두 정품으로 수집했는데 DVD도 당연 사야하는게 맞잖아.

 

이야기는 크로우즈의 보우야 하루미치가 등장하기 1년 6개월 쯤 이전으로 돌아가서 시작. 린다만과 반도 히데토가 스즈란의 2학년, 히로미, 뽕, 마코토 에비즈카 3인방이 스즈란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 그 당시의 스즈란을 휘어잡고 있었던 것은 3학년 최대파벌 '세리자와(야마다 타카유키)'...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은 스즈란의 정점이 되기 위해 전학을 온 3학년 전학생 타키야 겐지(오구리 슌). 원작에서는 나오지 않는 외전격이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 켄지 정도면 결국 스즈란을 휘어잡는 인물인데...만화에서 역대 스즈란의 정점들을 이야기할 때 '겐지'라는 이름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 걸 보면(졸업선배는 오직 가츠라기만 등장한다. 아마)..영화화를 위해 새롭게 만든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세리자와 파에 맞서기 위해 하나 둘씩 패거리를 모으는 겐지.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을 만나 GPS라는 조직을 구성하게 되고, 멋진 친구들과 함께 '뜨겁게 살아라, 정점을 향해 날아라'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세리자와의 최종 대결을 벌인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코믹/액션이다. 여기서 꼭 알고 봐야할 것은 크로우즈라는 만화 자체가 상당히 개그감각이 뛰어난 작품이었다는 것. 그리고 영화 크로우즈 제로는 그런 코믹한 장면들을 만화의 느낌 그대로 옮겨놓아서 중간중간 '말도 안돼'라는 말이 나올 법한, 주성치의 '쿵푸허슬'스러운 장면들이 등장하니 당황하지 말 것. 크로우즈 만화를 보던 느낌 그대로 보면 꽤나 만족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캐릭터. 마치 불독(또는 워스트의 부차)을 연상시키는 스즈란 3학년 세리자와. 싸움 스타일도 백드롭을 비롯한 주로 메다꽂는 방식이 왠지 묘하게 어울리고 무엇보다 야마다 타카유키의 카리스마가 제대로 발휘되었다. 오구리 슌을 능가하는 존재감. 주인공 켄지는 일단, 외양에서 먹어준다. 훤칠한 키에 매끈한 얼굴. 비록 카리스마에서는 야마다 타카유키에겐 밀렸다지만 그래도 오구리 슌의 샤프한 이미지와 매치가 잘 되는 캐릭터였고, 특히 교복포스는 'ㅎ'to the double 'ㄷ'이었다. 싸움 스타일도 날렵한 발차기와 훌쩍 뛰어오르는 점프가 주특기였던 것 같고. 새로운 캐릭터 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타카오카 소스케가 연기한 이사키 슌. 아마 크로우즈 제로가 만화원작으로 있었다면 내가 제일 좋아했을 캐릭터. 어느 정도 쿨하고 주변에 무관심한 듯 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은 깔끔하게 끝내는?!. 소스케와 너무 잘 어울리기도 했고. 그 외에 원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영화에서는 큰 비중은 없지만)는 만화와 싱크로율 90%이상을 보여준 듯. 일단 큰 키와 우울한 표정의 린다만은 애초에 비중이 너무 적기도 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확실히 '린다만'이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주었고, 에비즈카 삼인방은 '그래 만화에서라도 1학년 때는 저랬을꺼야'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특히 히로미로 나온 녀석, 맘에 들더만. 아쉬웠던 것은 반도. 슬픈 과거와 상처를 간직하고 결국 히로미와 함께 음악을 하러 도쿄로 떠나는 반도. 크로우즈 원작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영화에서의 반도는 어느 정도 비중은 있긴 하나, 왠지 너무 곱상하다는 느낌. '미친개 반도'는 인상이 날카롭고 악랄해야 하는데 영화에서의 반도는 곱게 자란 막내아들 같은 느낌이라서, 그게 조금 아쉽긴 했으나, 반도 덕분에 무장전선도 살짝 등장하니까. 또 만족.^^;

 

절대 객관적이 될 수가 없다. 만화를 그리도 좋아하고, 다카하시 히로시의 팬인데, 영화는 재밌을 수 밖에 없잖아. 영화음악과의 어색한 조화, 여자 캐릭터(쿠로키 메이사..없어도 됐잖아!!!...)의 등장, 야쿠자 관련 이야기..(영화의 큰 축이긴 한데, 난 그저 정점을 향한 스즈란의 이야기였음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졸업생의 이야기는 그냥 살짝만 첨가되었어도..)뭐 이런저런 흠이 보이긴 했지만!...그래도 이건 최고야

 

- 다카하시 히로시가 카메오로 등장한다. 싸움을 하러 나가는 GPS패거리에게 따뜻한 눈빛으로 야구배트를 건네주는^^;

- 영화를 다보고 왠지 가슴 벅차 올라 크로우즈 완전판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래 영화가 끝나고 1년이 지나서 보우야가 등장하고 반도에게는 이런 일들이 있었고, 3인방은 이렇게 자랐구나...

- 크로우즈 제로..가 따로 만화로 출간되길 바란다. 겐지도, 세리자와도, 이사키도, 마키도...영화로 일러스트로 끝내긴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