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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티 E.T. The Extra-Terrestrial

laser RAY 2011. 8. 8. 10:13


갑자기 E.T라니. 무슨 타이밍? 1982년의 이 영화가 2011년에 어떤 이유로?
일단 연유를 따지자면, 1982년 개봉했던 원작 E.T가 20주년을 기념하여 2002년에 재개봉을 했었더랬다. 그리고 9년이 지난 2011년 한국에서 2002년에 재개봉했던 버젼을 일부 상영관에서 다시 개봉을 했다는 거지. 20주년 기념 버젼의 9년 후 개봉. 정도려나.
'CGV 내 인생의 가족영화' 특집 개봉. 마침. 근처 CGV(일산 CGV최고)에서도 개봉을 하길래 냉큼 달려갔다.

82년 영화이지만 어쨌든 나는 분명히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다. 설마 3살 때 봤을라고? 하지만 어쨌든 난 분명 극장에서 봤고, 기억도 난다!...하지만 "봤다"라는 행위와, 숱하게 보여준 명장면들만이 영화의 전부인양 여겨지는 비루한 기억력 때문에. 다시 보자 했다.

먼저. 영화 E.T를 대표하는 사람으로는 당연히 스티븐 스필버그.가 있다.
장편영화 데뷔 후 죠스와 레이더스로 이미 흥행감독의 반열로 올라서있던 그가 '미지와의 조우"를 통해 슬며시 내비췄던 외계존재에 대해 본격탐구생활한 영화.

외계인들은 지구에 와서 할 줄 아는 거라곤 부시고 잡아먹고 쪽쪽 빨아먹는 것 외에는 뭐가 있을까 하던 시절, 그렇지 않아요. 외계인들도 착할 수 있답니다. 우정도 나눠요. 라는 신선한 컨셉으로 다가온 이 작품은, 그 따뜻함에 세계인류가 저마다 검지를 내밀게 만들었다지.

요렇게. 하지만 정작 영화에는 이 장면은 없다지요. 오로지 포스터를 위한.
(이번에 보고 처음 알았네)

다시 본 이티. 삼삼오오 모여든 가족관객들. 필시 부모님의 추억을 위한 희생양이었을 아이들.
그러나, 29년 전의 이 위대한 영화는 82년에 태어나 30이 된 사람은 물론이요, 92년에 태어난, 02년에 태어난 아이들에게도 감동을 전한다. 시끌벅적했던 꼬마 관객들도 이티가 등장할 때부터 조용해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엔딩때까지 영화에 푹 빠진게 귀로 촉으로 촘촘하게 느껴지더라. 명작의 위대함.

20주년 버젼이라 약간의 특수효과 및 덧칠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쭈그렁방탱이 눈사이먼사이 외계인은 여전히 귀여웠고, 깨알같은 유머코드는 빙긋빙긋 웃음짓게 만들고. 가장 놀라웠던 건. 지금이야 로맨틱 코메디의 여왕님이시자, 제작자로 배우로 다방팔방미인인 드류배리모어의 어린 시절. 지금의 드류배리모어를 떠올리고 이티시절을 기억한다면 왠지 상큼함이 직선정렬될 듯한 느낌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거 온세상이 알잖아^
이티로 전세계 귀요미의 표본이 되었던 드류배리모어의 청소년기는 심하게 어둑했고, 심지어 개인적으로는. 청소년기에 보았던 그녀의 영화가 "야성녀 아이비"였다. "도플갱어"였다. 이티는 잘 기억도 안나던 질풍노도의 시기 때 본 영화가 그랬으니. 이티에서의 최강절정 귀요미를 보는 기분은 남달랐다. 근데 귀여워도. 너무 귀엽더라.

이티와 함께 깨알재미를 쏟아주시는 삼남매.

왼쪽의 주연 엘리엇(헨리토마스)은, 지금까지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중 몇 편의 영화는 보았지만, 가가 가일 줄은 몰랐다. 물론. 지금 떠올려봐도 모른다.
오른편의 큰 형으로 분한 마이클(로버트맥노튼)은 필모그래피 유일한 영화가 이티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모르겠다.

아마도 20주년을 기념하여 찍은 사진인 듯 한데. 드류배리모어를 제외하고는 어느 영화에서 다시 봤어도 모를 얼굴들임이. 확실합니다!
그렇다는 얘기.

재개봉 버젼에서 추가된 장면은 이티가 욕조에 빠져서 눈을 빼꼼빼꼼 뜨고 있는 장면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이티의 표정이나 행동이 조금 자연스러워진 정도. 아, 추격전에서 경찰들이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총에서 무전기로 바뀌었다는데 그건 알아차리지 못했다;;그랬구나.

하늘을 나는 자전거도, 초코볼 쳐묵쳐묵하는 이티도, 마지막 하늘로 떠나는 장면도, 드문드문 기억에 있었지만, 이렇게 다시보니, 참. 좋았다? 좋았다고 밖에?. 음 좋았다.

마지막 이별 장면에서. 수퍼8을 보며 내가 왜 아련한 감정을 가졌는지. 역으로 다시 알게 되었달까. 그래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자랐었지^ 하며.
좋았던 우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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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네이놈에서 발췌한 영화와 관련된 재미있는 얘기들.
이티가 엘리엇의 자전거 바구니에 담겨져 날라가는 장면은 앰블린 엔터테인먼트(Amblin Entertainment)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 'M&M's' 제품이 PPL로 사용되려고 하였으나 영화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관련 회사는 자신들의 제품이 안나오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 스웨덴에서는 이 영화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적대적인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이유로 12세 이하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을 판정받았다. / 해리슨 포드는 원래 학교 교장으로 나온다. 하지만 스필버그 감독은 그의 존재가 너무 주의를 분산시켜서 해당 장면을 빼버렸다.(이 영화의 대본을 쓴 멜리사 매티슨(Melissa Mathison)은 2001년 이혼한 해리슨 포드의 전 부인이기도 하다) / 마이클 잭슨은 주제곡 '섬원 인 더 다크(Someone in the Dark)'를 불렀는데 이 곡은 사용되지 않았다. / 스필버그는 1982년 이티와 폴터가이스트를 동시에 만들고 있었다. 두 영화는 각각 상반되는 점이 있는데 <이티>는 교외에서 일어나는 '꿈'과 같은 이야기이고 <폴터가이스트>는 교외에서 일어나는 '악몽'을 보여준다. / 소년과 외계인의 손가락이 마주하는 이 영화의 아주 유명한 포스터 장면은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를 인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