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재밌잖아!
'윌 스미스의 액션대작!'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엄청난 관심속에 개봉된 이후, 관객들에게 가혹한 혹평을 받고 있는 불운한 영화 'I am legend'..
여기저기서 들리는 이야기 "액션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여", "우주전쟁만큼 허무해..(하지만 난 우주전쟁 굉장히 재밌게 봤고 뭐..당연한 애기지만 엄청나게 히트한 영화다....)"..등등..그래도 눈으로 확인해봐야 되지 않겠어. 일단 영화의 재미와 흥행에서만큼은 어떤 평론가들보다 냉혹한 박스오피스 성적이 진실에 가장 가깝다고 본다.
성적은?,,첫 주 7천만불, 윌 스미스 영화 중 오프닝 성적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미국사람들 역시 기대감으로 첫 주에 대거 몰려든 거겠지만 그래도 영화가 괜찮으니까 이 정도 본거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을 찾아갔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I am legend' 재밌는 영화다! 'bad boys'만큼 화려한 액션을 바란다면, '새벽의 저주'만큼이나 섬뜩한 공포. '28일 후'와 같은 건조한 리얼리티를 원한다면 만족 못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적당히 섬뜩하고 요소요소 스릴 넘치는가 하면 스케일 크게 한 번 불꽃쇼도 빼놓지 않고, 윌 스미스의 유머감각도 발휘된다. 다들 왜 실망하는 거지?....
왠지 내가 'I am legend'를 재밌게 본 이유는 감독탓이 큰 것 같다. 2005년 '콘스탄틴'을 연출했던 프란시스 로렌스. 당시 매트릭스 3부작이 완결된 후 액션히어로가 되어버린 키아누 리브스를 내세운 보기 드문 '퇴마사' 영화. 그 때도 그랬다. 많은 이들이 매트릭스의 아크로바틱한 액션을 기대했지만 감독은 철저하게 배신했다. 키아누 리브스는 멋지게 날아다니지도 않았고, 화려한 공중동작도 없었다. 시종일관 험악한 인상에 러닝타임 내내 담배를 피거나 기침을 하고 있었다. 적당한 시간대에 불꽃쇼가 한 번 나와주고. 냉소적인데다가 차갑기까지 했던 '콘스탄틴'을 연출한 감독의 두번쨰 이야기가 'I am legend'다. 아, 이제 이해가 간다. 사람들은 또 실망했구나.^^;(내년에 '콘스탄틴2'가 나온다고 한다. yeah~)
'I am legend'원작에서는 흡혈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에서는 좀비에 가까운 괴물. 절뚝거리던 좀비가 빠르게 걷기 시작하고, 급기야 영화 '새벽의 저주'에서부터는 무섭게 뛰어다니는 진화를 이룩하는데('시체들의 새벽'에서는 의사소통을 하고 조직을 이루기도 한다..), 'I am legend'에서의 좀비들은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옛날에는 왠만하면 좀비는 피할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이젠 그것도 힘들겠다. 완전 날라다니더만..모두가 허무하다던 엔딩씬도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이건 웃기는 비유이긴 하지만 제임스딘이나 리버피닉스 모두 죽은 후에야 전설이잖아. 역시 사람은 죽어야 전설이 된다.
어쨌든 영화 'I am legend' 연말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절대로.
윌 스미스를 보는 재미, 쉽게 타협하지 않는 감독의 고약한 취미,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관객을 선도하는 영화.
취향 차이일수도 있으려나. 난 이런 영화가 좋다.
- 감염 바이러스가 퍼지고 도망가려는 사람들과 이를 저지하는 정부, 국가. 너무나 많이 봐온 익숙한 장면이다. 그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좀비 만나서 살아남으려면 줄을 잘 타야 한다.-.-
- 포스터가 여러나라 버전이 있는데 한국버전은 63빌딩이다. 예전에 영화 '투머로우'는 한국 남대문 버전이 있었는데...
- 헐리웃 영화, 특히 연말에 개봉하는 블럭버스터라면 더 심하게 적용하는 공식 중의 하나 '영화속에서 어린이와 개는 죽이지 않는다'..굳게 믿었는데..깨진다. 윌 스미스의 연기가 빛나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