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미
머니볼 Moneyball
laser RAY
2011. 11. 15. 11:05
음..사실 영화 머니볼은 원작이 유명한 책이기도 하고 그 원작을 토대로 MLB를 기존 영화와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미덕이 있을지언대, 이렇게 다짜고짜 브래드피트 찬양으로 시작하는 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아마도.
"브래드피트 멋지구나. 흥미진진하고 참 재밌는 영화였지. 하지만 브래드피트 멋지구나."
였기 때문일게다.
현재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을 역임하고 있는 실존인물 빌리 빈(브래드피트)의 야구철학을 보여주고, 그의 야구이론 머니볼이(그가 창안한 건 아니다) MLB사상 전무후무한 기록 '20연승'을 이루어냈음에 대해 조근조근히, 때론 격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드라마. 뉴욕처럼, 보스톤처럼 든든한 재정지원없이 조그맣고 약한 팀이 길고 긴 시즌의 끝에 위너로 서있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고, 인생사도 그렇지 뭐. 라는 것까지 무리없이 연결시켜주는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기도 했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서민도 아니고 뭐 하나 못난 것도 없는 브래드 피트가 잘 생겨서 느껴지는 거야!.라고 삐뚤어진 생각도 해보고. 그래도 참 멋지더라.
지암비, 죠니 데이먼 등의 수퍼스타들의 이적, 그리고 스몰마켓이라는 약점으로 구단의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새시즌을 맞게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은 없는 돈으로 쥐어 짜내서 수퍼스타를 영입하느니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창출하고자 이른바 "머니볼" 이론을 적극적으로 팀에 도입하기 시작한다. 예일대 경제학과를 나온 야구덕후 피터(조나 힐)를 부단장으로 삼고,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팀을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고치는 빌리 빈. 시즌 초반, 그의 무리한 변혁이 잘못된 선택이라며 비난을 받지만 결국 20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하지만 염원했던 우승에는 다시 실패하고. 결국 보스턴 레드삭스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하고 같은 팀에서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결심하며 엔딩. Show~Show~
미국이 자랑하는 지상 최대의 쇼 메이저리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남자의 뜨거운 도전.
정도로 축약되려나.
좋았던, 그리고 독특했던 점이라면 역시 야구 게임 이면에서 벌어지는 트레이드, 스카우스, 해고에 관한 신랄한 장면들이었다. play영상은 거의 없이 각 구단주의 결정에 의해 프로선수들이 어떻게 소모되는지, 그 살벌한 트레이드 현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마치 경마장에서 경주마 고르듯이,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고르듯이 선수를 pick하고, 가치가 없어진 선수는 방출을 하거나 다른 팀으로 보내버리는 일들이, 분명 우리가 보고 열광하는 프로야구 뒤에서 일상처럼 벌어지는 일들이리라.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도 목숨걸고 뛰는 것일지도. 명예? 자존심? 그것보다 역시. 생존.
각색은 있었겠지만 '실화'였다는 점이 감동지수를 끌어올리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실제로 딸녀석이 노래를 불러줬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가미된 양념같은 연출들이 한층 드라마를 탄탄하게 만들어줬다.(가장~ 큰 양념인 피터는 가공인물;;)
한국 프로야구든 메이져리그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결혼을 했든 안했든 브래드 피트를 좋아하는 여자라면.
그가 남자든 아니든 브래드 피트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라면.
보고 반할 수 있는 그런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