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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Drive

laser RAY 2011. 11. 9. 09:40

분노의 질주를 연상케하는 시원한 도로질주. 스탤론 아저씨 떠오르는 레이싱 액션!..
..은 없다. 말 그대로 드라이브. 운전을 전문으로 하는 이의 미묘하고 강렬한 이야기.

포스터에도 써있지만, 이 영화는 깐느 영화제에서 무려.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 되시겠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감독. 이전 영화들을 보니 자국 덴마크에서 활동을 했었고, 첫 미국진출작이 아마도 이 영화. Drive.
영화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건 아마도 색감. 그 중에서도 아마도,,,자주색?..

오프닝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텍스트는 위 사진의 색. 으로 나오는데 이게 촌스러운 것 같으면서도 미묘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화룡점정은 색감과 기막히게 잘 어울리는 OST.
일렉트로닉+복고 성향이 강한 영화음악은 단 두곡(기억에 두곡이었다)만으로 영화 전체를 들었다 놨다 좌지우지 한다. 일단 멜로디가 좋아서 귀에 쏙 들어오고, 쓸쓸한 감성을 훅 불러오는 그런 노래들이었어서.
Kavinsky - Nightcall & Lovefoxxx
a real hero - college
요 두곡이었던 듯 한데. 아마 영화를 본 이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영화전체를 한바퀴 돌아 내 귀에 착 달라붙는 노래들.

영화는. "한 인간의 숨겨진 폭력본능...blahblah"....그건 잘 모르겠더라. 감독이 그렇게 의도한건지 어쨌는지. 난 주인공이 이미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고, 어느 도시에선가 바람처럼 실려왔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을 테고, 결국 마지막 도시를 떠나면서도 그렇게 어디엔가로 흘러가겠지. 라는 생각. 일이 진행되다보니 내재된 폭력성에 눈을 떴다? 그건 아닌 것 같더라고.

묘하게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주인공 캐릭터와 내용.
말없이 착실하게. 그러나 법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삶을 사는 주인공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
어느 날 옆집에 사는 아이린(케리 멀리건)과 그녀의 아들을 알게되고, 과묵했던 그도 조금씩 웃게 된다. 하지만, 아이린의 남편이 감옥에서 출소하면서 어둠의 무리들이 이 가족을 덮치게 되고. 말없이. 묵묵히 사랑했던 것처럼. 그녀를 위해 드라이버는 잔인한 여정을 떠난다.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사람의 안면을 발로 박살(말 그대로 박살낸다. 정말)내버리는 주인공 드라이버를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은 말없이 웃는 모습이 참 매력적인 배우. 최근 헐리웃에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매력남으로 등극한 듯 한데. 영화 드라이브에서 매력이 한파쟈나이.

그리고 라이언 고슬링과 함께 영화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 아이린 경의 케리 멀리건

(오..주목하시라. 얼굴 박살 직전의 장면.)

동글동글하니 귀여운게 케이티홈즈 초기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그것보단 왠지 강단있는 느낌. 이미 영화 언 에듀케이션으로 평단의 주목을 한번에 받은 이 자그마한 영국배우는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앞으로 날아오를 일만 남은 것 같다.

숏컷이 살벌하게 잘 어울리는 배우. 언 에듀케이션을 시작으로 몇 개 찾아서 봐야겠다.

매력 철철 넘치는 두 배우. 그리고 적절한 조연배우들이 영화를 든든하게 받쳐주신다.
내 마음 속 No.1 히어로 헬보이. 론 펄먼을 비롯하여

위험한 사돈에서의 코믹한 연기만 기억에 남았던;;앨버트 브룩스(잔인하시더군요..)

그리고 잘은 모르겠는 그 외의 배우들(필모그래피를 보면 몇 편씩은 봤더라;;)



분명 템포가 느린 영화이고, 후반부 극적인 고어 반전까지 특별한 사건조차 없는. 어쩌면 이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에 아파하는 남녀의 얘기인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 만큼. 고요함, 적막함이 절반을 차지하는 영화이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함이 있다. 그런 보이지 않는 이미지의 강렬함으로 압도될 즈음, 화면을 수놓는 과도한 폭력, 핏빛 액션에 또 한 번 흠칫하게 되고. 정작 액션영화였다면 놓치지 않을 이른바 "끝판왕"과의 싸움은. 이런 거 뭐가 중요한 거라고. 라는 듯이. 배경과 그림자만으로.
"부수고 죽여라. 시원해질 때까지 때려라." 향의 엔딩을 지지하는 나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니. 그리고 자주색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음악에.
좋아. 버렸다.

감독과 주연배우들 모두의 전작을 놓치고 싶지 않게 만드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