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댄싱퀸
laser RAY
2012. 1. 26. 09:40
감독이 누구일까 봤더니. 미묘하다. 이전 연출작이 방과후 옥상과 두 얼굴의 여친.
(일단 전 영화들로 봤을 때는 봉태규가 페르소나였던건가).
봉태규의 전매특허 억울하고 애매한 얼굴이 오히려 영화의 매력이 되어주었던 방과후 옥상은 나름 쏠쏠하게 보았던 기억인데, 두 얼굴의 여친은..(이걸 내가 극장에서 봤던가..잘 기억이...)..뭔가 오클오클스러웠던. 어쨌든 '재밌었다'라고는 말 못할.
그리고 댄싱퀸.(연휴 때 본 단 하나의 영화!..)
서울 시장 후보가 되고픈 남편과, 댄스가수가 되고픈 부인의 엇갈리는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낸 온가족 방긋 코메디.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사생결단의 그 형사가 너는 내 운명의 그 녀석과 만난 듯한 캐릭터인 황정민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모습에..그게 나쁘단 건 아닌데. 그냥 역시 역시 그렇구나 역시.
하지만. 엄정화는 다르다. 국내에서 엄정화가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지? 라는 궁금증이 자연스레 들게 되고, 아무리 짱구를 굴려봐도. 답은 엄정화 밖에. 이제 어느 덧 나이가 들어, 아이엄마가, 주부가 어색하지 않은 여배우임에도, 여전히 무대위에서 섹시한 여자도 함께 할 수 있는. 빛나는 스타^
1982년의 오프닝. 과 금새 지나버린 10년 후의 1992년. 이 조금 아쉬웠달까.
82년에 그렇게 어린 아역을 썼으면 92년도 다른 대역을 썼어야되지 않을까 했는데 92년에 황정민-엄정화가 되어 있으면. 대체 10년 사이에 무슨 고난이 있었던 건지. 황-엄 커플이 대학교 1, 2학년으로 나오는 것은 진정 무리수..하지만 무대 위에서 신촌마돈나를 보여준 엄정화를 보면 저걸 또 누가 했어야됐나 싶고..뭐 그렇다.
harlem desire를 배경삼아, 데모 진압부터, 둘의 연애-결혼-출산, 그리고 지금까지를 한 번에 주루룩 보여준 것은 군더더기 없어서 참 맘에 들더라(데모 진압장면의 희화화는 왠지 "써니"가 벌써 해버린 듯 하여 앗 이거 본건데! 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조연들도 모두 자기 몫을 해냈고(특히 정성화). 특별출연이었던 이효리&길 역시 큰 화면에서 보니 반가웠고. 특히 이효리는 대형 스크린에서도 꽤나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채 1분이 되지 않는 연기만 봐도 '아 못하는구나..'가 느껴지긴 해서..
그래도 이효리가 영화 찍는 다면 꼭 볼 생각이다. 난 팬이니까. 더 이상 엠넷만 보는 것도 질려.ㅎ
수위도 적절하고. 코미디도 적절하고. 감동 역시 참 적절하다. 이다지도 적절한 영화.
한 번쯤은 제대로 보여주겠지 싶었는데 마지막. 댄싱퀸의 call my name을 full로 보여주는 것도, 그리고 그게 그대로 엔딩이었단 것도 적절하게 좋은 마무리.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러닝타임을 조금만 줄였으면...1시간 40분대로만 되었으면 이래저래 좋았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살짝.
2012년 왠지 굉장히 흥행할 것 같은 영화. 댄싱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