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내의 모든 것
민규동 감독. 하면 아직까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영화는 여고괴담2.
애석하게도 개봉당시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명작'이라는 평을 받은 그런 영화이긴 했지만.
그 후 이 감독의 영화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만 극장에서 봤을 뿐이라(나름 재밌게 봤던)
여고괴담-앤티크-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간극이 너무 크다^. 다른 영화들도 볼 걸 그랬나.
어쨌든 내 아내의 모든 것.
배우들을 보자면 이 영화에서 기대한 것은 '류승룡'이었고, 그럭저럭이었던 건 이선균. 기대 없었던 건..
임수정;(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고야를 배경으로 시작되는 오프닝은, 결혼까지의 과정을 짧고 간결하게 보여주어서 깔끔하니 좋았고.
(너무너무 어설펐던 이선균의 일본어는...쫌...설정상 임수정보다 잘해야 하는데..그렇게;;-_-)
곧이어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임수정의 Show Show Show.
평소에 드라마를 잘 안 보는 터라, 그 유명한 '미사'도 모르고 극장에서 그녀의 영화를 본 것이라고는..
그 옛날 장화홍련과 전우치 정도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딱히 싫어할 이유도 없어야 하는게 맞겠지만.
뭔가 '동안' '동안'이라고 여기저기서 얘기하는 통에 '그게 뭐?' 정도의 마음만 있었나 보다.
지금 생각하니 작품도 별로 안봐놓고 괜히 선입견만 가졌었네(이제라도 찾아봐야지...)
어찌 되었든 그녀가 동안인지는 크게 상관은 없지만, 제 나이를 찾아가는 지금이. 아마도.
그녀가 가진 매력의 맥시멈 나날들 아닐까.
이 영화에서도 결혼 7년차 주부로 아직은 곱지만 이제 곧 곱지 않을 것 같은 시기의..
게다가 미친듯이 히스테리컬 하지만 잘 보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참 잘 표현한 듯.
임수정에 대한 나의 생각이 휙 변하면서 북산의 불안요소이자 능남의 불안요소였던 강백호마냥.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다.
안타까웠던 건 이선균. 난 당최 이 배우의 말을 못알아듣겠다. 특히 언성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내 귀에 이 남자의 목소리가 들어오질 않는다. 지금 뭐라고 하는 건지. 정말 못알아 듣겠다는 얘기.
이거 배우로서 치명적인 거 아닌가 싶은데. 나만 그런건가. 나만 안들리는 건가.
연기고 외모고 다 떠나서 DVD로 자막 깔아놓고 보는 거 아닌 시점에서는 참 힘들다.-_-
영화는.
연애할 땐 몰랐는데 결혼하고 보니 완전 사람 미치게 하는 부인이 싫어서
전설의 카사노바(류승룡)에게 아내를 꼬셔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는 남편.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되돌아가고픈 남편과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카사노바, 홀로서기를 통해 변하고자 노력하는 아내. 이런 구도.
좋았던 건. "내가 카사노바한테 시켜서 널 꼬셔달라고 한거야!"라는 타이밍에서
예상과는 다르게 '난 사랑받지 못했었구나' 로 더 좌절하던 그 때.
뻔하게 "어떻게 그럴 수 있어!!!"라고 흘러가지 않는게 좋았다.
결국은 해피엔딩이지만, 해피엔딩이 아니었어도 찝찝하지 않을 뻔 했던.
당신 정도면 혼자서 잘 해나갈 수 있을꺼야 라는 믿음을 심어줬던 임수정에게 박수를^
이광수, 김지영, 김정태, 정성화, 이성민의 깨알같은 조연&카메오는 보너스.
2시간 남짓되는 러닝타임이 살짝 불안할 뻔 했으나(조금 더 끌었으면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선에서 엔딩.
임수정의 영화를 찾아보자. 어리게 나온 거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