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한

내가 살인범이다

laser RAY 2013. 5. 2. 21:32

팜플렛에 나온 내용 정도만 알고 봤더니, 기쁨이 두 배가 된 영화. 설마 반전영화일 줄이야.

매끈하고 차갑게 생긴 얼굴이 살인범과 어울릴 것 같은 박시후와 딱 그냥 딱 봐도 열혈 더러운 형사일 것 같은 정재영의 앙상블이 재밌겠다 싶어서 봤는데. 반전영화일 줄이야.

15년의 공소시효가 지난 후 자신의 살인 스토리를 책으로 써낸 연쇄살인범, 그리고 여자친구가 살인범에게 납치살해 당한 이후 평생을 이를 갈고 있는 형사. 또, 11명의 연쇄살인 속에 삶이 무너져갔던 유가족들. 이들의 처절한 싸움(?!)이 담긴 영화.

결국 진범을 잡기 위한 시나리오가 드러나는 영화 마지막에. 오~!!! 하고 놀라긴 했지만, 뭔가 뒷통수를 확 후려치는 그런 맛은 아니고, 음..."오~~!!!"

스릴러 영화. 라고 생각했는데 도입부부터의 액션+중간/마지막의 카체이싱에 상당히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아 의외였고, 그런 장면들이 또 어색하지 않고 적절하게 근사했어서 만족스러웠지만.

아무래도 유가족들의 모임..이라던가, 주인공 형사의 너무나 개인적인 상황(여자친구, 여자친구 어머니;;)이 약간 마음에 걸리는 부분. 마지막 회상씬에 이은 시계 뒷면이라던가 그런 것들.

더 살인범과 형사 얘기에 집중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그런 얘기들.

그래도 상당히 재밌게 본 영화이고. 만약 저런 일이. 만약에? 실제로? 라는 상상이 충분히 가능했을 법한 상황이라는게 좋았다.

그나저나 박시후는 착한 놈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