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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왕이 된 남자

laser RAY 2012. 10. 12. 13:21

어쩌면 2012년 두번째 천만영화가 될 지 모르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추석연휴 즈음 봤던 것 같은데 지금까지 미뤄놓다가. 

조선왕조실록에서 15일 동안 기록이 남겨져 있지 않은 그 시간 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에서 시작된 팩션.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15일에 대한 상상의 모티브가 '왕자와 거지' 였다는 점에서 그닥 신선할 거 하나 없는 영화겠거니 했었고, 심지어 동일한 소재의 영화(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이미 개봉을 하여 무참하게 흥행 참패를 겪은 마당이라. 역시 뻔한 소재의 사극은 별로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던 차였는데.

무시못할 입소문, 소위 "쩔어준다는"이병헌의 소문을 듣고 그래도 한 번 가서. 봐야지.

소문대로. 이병헌은 굉장했고,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차치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작품임에도 이병헌만 생각나는 그런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뒤로 갈수록 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던 허균역의 류승용, 환관의 장광. 처음부터 애매모호한 캐릭터였던 한효주(둘의 러브라인도 애매..), 호위무사 역할에 과연 잘 어울렸던가 싶은 김인권...광해 이병헌을 제외하고는 주요 배우들의 캐릭터가 뭔가 들쑥날쑥한 면이 있었지만, 딱 괘념치 않을 만큼이었어서 몰입도 쉽게 되었고, 짧지 않은 러닝타임도 지루할 틈이 없었을 만큼 꽉 찬 느낌.

예고편에도 숱하게 나왔던 "그 꿈 내가 이뤄드리리다" 보다는.

"부끄러운 줄 아시오!" 일갈하는 씬이 꽤 오래도록 남았다. 누군가가 생각나서.

천만영화의 조건이 뭔지 모르겠다. 천만이 보면 그게 천만영화인거지.

광해가 과연 천만영화가 될 것인지도 모르겠다.

배우 이병헌의 매력을 듬뿍 맛볼 수 있는. 광해. 왕이 된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