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미

거미인간의 최후

laser RAY 2010. 2. 4. 13:00

3편을 기대한 이유는 하나. 2편이 1편보다 재밌었기 때문. 점점 진화한다면..3편도 2편보다 재밌을지도 몰라..라는 기대감.

악당이 여럿 등장하는 히어로물은....결과가 좋지 않다라는 속설(배트맨을 보면..적이 늘어날수록 영화는 추락하는 대표적인 예가 되었다.)을 무시하고 '베놈'과 '샌드맨', 그리고 영화 초반에는 '뉴고블린'도 악당인데다가 더 파고 들어가보면 심비오트에게 지배당하는 검은 스파이더맨역시 스파이더맨의 또 다른 자아, 적으로서 활약(?!)한다. 3편에서 스파이더맨은 그래서 바쁘다. 이놈 저놈하고 싸워야 한다. 게다가 MJ와의 사랑은 꼬여가고(그웬 스테이시의 등장은 크리 비중은 없었다만..)...1편에서 했던 삼촌의 복수는 틀렸단다. 사진기자로서의 위치도 흔들리고, 뉴고블린 해리와의 관계까지 껄쩍지근하다. 지금까지 했던 고민을 총동원했단 느낌이다.

 스파이더맨과 뉴고블린의 결투장면(개봉 전 공개되었던). 뉴고블린이 등장할 때마다 영화의 CG는 활력을 얻는다. 자유로운 공중전이 가능한 뉴고블린의 활약은 스파이더맨과 앙상블을 이루는 영화후반 더욱 더 돋보이고 이놈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스핀오프가 하나 있었음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샌드맨의 등장 역시 대단하다. 처음 샌드맨으로 변신할 때의 장면은..오....한알한알 떨어지는 모래알의 섬세함까지 보고 있노라면..세상에 이제 못만들 영화는 없겠구나 싶다.

 

 급마무리의 한계인지는 몰라도. 다른 건 다 그렇다 치자. 비중있게 설명되어야 했을 해리와 피터의 관계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영 찝찝했다. 어찌 그리 급화해를 한단 말인가. 얼굴 반쪽을 잃었다면 원한이 더 쌓여도 모자랄 판에 피터의 화해의 제스쳐에 그렇게 간단하게 OK해버리다니. 너무 많은 것들을 등장시켜버리는 바람에 사연 하나하나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는게 눈에 보였다. 사실 스파이더맨의 인기요인이라면..여느 히어로물처럼 막무가내가 아닌 악당과 스파이더맨의 인간적인 갈등과 고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개연성의 치밀한 설명때문이 아니었던가. 3편에서는 어찌나 얇아졌던지. 그냥 그래서 그래서 화해하고 그래서 그래서 싸우다가..다들 행복해졌대~~~요....뭐....이런 느낌.

 

 웃음도 있었고, 압도적인 액션도 있는데다가 깔끔한 해피엔딩이다. 그럼에도 아쉬웠다면..너무 기대를 했었기 때문일거다.

 

- 많은 이들이 궁시렁 거리는 '베놈VS스파이더맨'의 NANTA전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