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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워z World War Z

laser RAY 2013. 6. 12. 23:45

비가 내리고 날씨도 꼬질꼬질, 버스 기사님의 거친 운전, 말도 안되게 막히는 퇴근길. 온갖 짜증이 겹겹이 쌓이던 시사회날. 내 안의 분노를 삭히며 도착한 그 곳에는 브래드 피트가 있었다......^

고대기대하던 좀비물이었기에 영화에 대한 부푼 가슴만 가득 안고 갔는데 생각치도 못했던 브래드 피트 무대 인사라니. 청계천만 돌고 갈 줄 알았던 아저씨가. 뙇.

작년에 윌 스미스, 올해 초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보고 브래드 피트마저 '직관'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멋나고 잘생긴 흑백 남자들을 다 본 셈이다. 그 중에서도, 난 레오나르도 빠이면서도, 브래드 피트는 정말 잘 생겼더라. 어쩜. 63년생 51세. 할배 길목에 들어선 남자가 말이지. 참.

브래드 피트 얘기는 이쯤 해두고.

자. 월드워z. 세계대전z(국내 출간명도 세계대전이었는데 굳이 월드워라고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

한 때 고어물에 환장했던 시절도 있고, 좀비물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던 그런 청년기도 있고, 지금도 워킹데드와 아이엠어히어로를 꾸준히 봐오고 있는 나란 사람에게는..마치...평소 아끼고 아끼는 밴드의 공연을 가는 듯한 그런, 소풍 전날의 그런 기대를 가지게 하는 영화였다.

(잠시 감독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마크 포스터의 경우 기대반우려반.기반우반. 일단 그의 전작들이 자극적이진 않아서 좀비호러와 과연 어울릴까 싶었...)

어쨌든 브래드 피트 주연, 그리고 공개된 예고편만 보고도 두근두근. 그리고 이제 뚜껑을 뙇 열었더니.

오. 꽤 묘한 지점에 위치한 독보적인 좀비영화의 탄생.

지금까지도 내 안의 최고의 좀비영화로 군림하고 있는 새벽의 저주와 새벽의 황당한 저주, 28일 후와 28주 후. 그 외에 B급과 C급을 넘나드는 모든 좀비영화들을 떠올려봐도 이런 포지션은 없었달까.

1. 가족용이다. 좀비영환데. 가족영화라니. 올초 개봉했던 웜바디스의 경우 좀비 로코물이었으나, 실상 좀비물을 가장한 로코물이었기에 딱히 좀비 범주에 넣기가 망설여졌지만 월드워는 확실히 좀비물이다. 근데 훈훈해. 19금 장면도 없고 내장을 끄집어 내지도 않고 씹어먹지도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쫄깃함은 쫄깃함대로 유지한다.ㅎ

2. 블럭버스터다. 주로 한정되고 폐쇄된 공간. 기껏해야 도시 하나 정도를 최고 범위로 정해놓고 탈출과 고립이 주요 시놉인 기존 영화들과 달리. 더운 여름을 책임질 시원한 블럭버스터다. 시종일관 뛰어다니고  이동하고. 전 세계를 무대로, 미국-한국-이스라엘-스위스. 곳곳에서 탈출과 이동을 반복하는 것. 그렇다고 덩치만 키운 것이냐. 충분히 스케일을 키운만큼의 재미도 함께하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

3. 캐릭터가 안 뻔해. 안타깝게 죽어나가는 사람 수도 거의 없는 편이고, 좀비 영화에 늘상 등장하는 '물려놓고 안 물린 척 뻐기다가 중요한 순간에 변하는 놈'도 없다. '다같이 힘을 합치면 살 것 같은데 지 혼자 살겠다고 나대다가 결국 죽는 놈'도 없다. 주인공 게리(브래드 피트)는 좀비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뛰어다니는 UN조사단이자, 가족을 지키고픈 아버지(살~짝 초반에는 우주전쟁의 톰 크루즈 삘이). 그리고 주변인물들은 그의 조사를 위해 함께 뛰거나, 해당 지역 거주민들이 전부. 간단한 미션, 격렬한 과정, 쿨한 결말. 이거 참 맘에 들었다.

이렇듯, 가족영화이자 블럭버스터인데 좀비물. 그게 월드워Z다. 그리고 추가로. 좀비물에선 보기 힘든 겁나 잘생긴 주연배우^는 보너스. 어여쁜 여자배우 단 한 명도 없는 건 흠. 

영화의 전개는 마치 게임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스테이지를 하나씩 하나씩 클리어하여 마지막 끝판에서 최고의 난이도를 보여주는데, 보는 내내 14일 출시 예정인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에 대한 기대치가 함께 상승하는 효과가!!!! 라스트 오브 어스가 더 대단할 것 같아 라는 생각까지.

미국내 도시-건물 -> 발병지 한국 평택 -> 이스라엘 성벽 -> 항공기 -> 스위스 세계 보건 기구 까지 총 5개의 난이도 있는 미션을 수행하는 이른 바 '사망유희' 스타일로. 좀비유희.려나.

좀비 영화의 역작임에는 틀림없다. 좀비물에 이 정도 물량공세를 하는 영화는 앞으로도 월드워z시리즈 밖에 없을 것이며(3편까지 기획되었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섹시가이가 주연하는 좀비영화도 이것 뿐이리라. 조금 더 잔인했으면 좋았을 것을, 자극적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이란 생각. 안한 건 아니지만, 그럴 땐 새벽의 저주나 다시 꺼내 보지 뭐. 월드워Z는 그 나름의 매력이 120%쯤 누구나에게 먹힐 영화다.

먹음직스런 영화.

새벽의 저주와 28일 후 이후 우후죽순 '미친놈 화병 바이러스=좀비' 공식에 따라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 못해 난리난리난리치는 유형의 좀비들을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워킹데드 보며 좀비 하나 정도는 애들도 죽이겠네 하던 안일한 마음을 버릴 수 있었다....-_-

사진이나 쫙 뿌려보자.ㅎ

가장 인상적이었던 두 명의 출연진







브래드 피트와 함께 내한했던 감독 마크 포스터.





세계 각국 도시를 배경으로 한 포스터..(예전에 2012, 나는 전설이다도 같은 컨셉으로 만들어서 서울이 포함되어 있었지 아마. 남대문과 63빌딩)











차마 저 위의 이미지들과 함께 올리고 싶지 않았던 촌빨 날리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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